길거리 앞 코끼리 석상 쓰러져 사고 …법원 “주인 80% 책임”

입력 2016-09-17 09:40 수정 2016-09-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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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코끼리 석상을 잡아당겼다가 깔려 중상을 입은 어린이에게 석상을 세워둔 갤러리 주인이 손해액의 80%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재판장 김성수 부장판사)는 이모(12) 군의 부모가 갤러리 주인 권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군은 2012년 3월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갤러리 앞을 지나가다가 코끼리 석상을 보고 호기심에 손으로 잡아당겼다. 석상은 균형을 잃고 이 군을 덮쳤다. 석상은 가로 130cm, 세로 160cm 크기로, 무게는 200kg에 이르렀다.

이 군은 이 사고로 전치 6주의 골절 등을 입었다. 이 군의 부모는 갤러리 주인을 상대로 840여만 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갤러리 측의 책임을 60%로 보고 이 군에게 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갤러리 측의 책임을 80%로 봤다. 재판부는 “권 씨는 석상을 평소 일반인의 통행이 잦은 인도 옆에 설치했다”며 “이 석상이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안전하게 설치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권 씨는 석상을 안전하게 고정하거나 울타리나 안내문을 설치하는 등 방호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당시 이 군이 8살의 어린아이기는 하나 자기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주인의 책임을 손해액의 8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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