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상반기에 10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은행들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9조9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882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LG카드 등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한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LG카드 매각으로 2조9000억원을 벌어들였고 SK네트웍스 지분 매각으로도 2000억원을 남겼다.
출자전환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할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은 6조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1500억원에 비해 오히려 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수익 감소는 수익성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은행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52%로 전년 동기 대비 0.11%P 상승했다. 하지만 출자전환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한 ROA는 1.25%에서 1.05%로 떨어진다.
은행의 본질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구조적이익률 역시 1.62%에서 1.47%로 0.15%P 하락했다.
이처럼 은행의 수익성이 낮아진 것은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예금이 증권사 CMA로 이탈하면서 은행들의 저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CD, 회사채 등 고비용 자금조달이 증가하는 등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졌다.
실제로 은행의 총자금조달액 중 저원가성예금(요구불 및 저축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4.3%에서 올 상반기 12.5%까지 낮아졌다.
김대평 금감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 “은행들이 안정적인 자금조달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 자체적으로 적정 순이자마진 유지계획을 수립토록 지도할 것”이라며 "금융감독당국에서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계획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