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뵈르제와 런던증권거래소(LSE)의 합병안이 유럽연합(EU) 반독점당국의 심층조사를 받게될 위기에 놓였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반독점 당국의 독점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답변을 준비하는 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EU 반독점 당국 관계자들은 양사 합병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관련해 지난주 두 증권거래소 측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자리에서 당국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초동조사는 28일에 시작되는데 해당 조사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확실치 않다.
당국은 해당 합병안에 대한 조사 사실을 당장 공개하지 않고 있어 두 회사가 조서에 답변할 시간을 제한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EU는 필요시 심층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내다봤다.
만약 EU 측이 심층조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면 도이체뵈르제와 LSE의 합병안은 90일간 조사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조사범위도 그만큼 확대된다.
도이체뵈르제와 LSE이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 최대 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파생거래상품 거래 등에 있어서는 세계 최대인 미국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를 앞서는 업체가 된다. 이 때문에 프랑스나 벨기에, 네덜란드 등 주변국 증권거래소와 정부들이 독점 우려에 해당 합병안을 비판해왔다. 유럽의 금융허브인 런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본거지이자 유로화 화폐 결제의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결합하면 자국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르그레데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합병에 대한 조사를 주도하고 있다. 베스타게르는 지난달 말 애플에 조세회피와 관련해 130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 인물이다.
4년 전 EU 당국은 도이체뵈르제와 NYSE유로넥스트의 합병을 무산시킨 이력도 있다. 도이체뵈르제와 LSE는 이번 합병이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