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민 귀뚜라미 회장의 아이디어… ‘지진감지 보일러' 20년만에 빛 봤다

입력 2016-09-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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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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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민<사진> 귀뚜라미 회장이 뚝심있게 밀어붙였던 '지진감지' 가스보일러가 20년 만에 빛을 봤다. 최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귀뚜라미보일러가 선제적으로 감지하면서다.

20일 귀뚜라미는 “최근 1주일 새 경주 대구 포항 울산 창원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귀뚜라미보일러 중단 문의가 3500여 건 접수됐다”면서 “지진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설치된 보일러가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은 그 자체의 피해보다 폭발, 화재 등 2차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가 더 치명적이다. 이 회사는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년 전부터 지진감지기와 가스누출탐지기를 장착했다. 국내 보일러업체 중 지진감지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귀뚜라미가 유일하다.

이 보일러의 지진감지기가 작동하면 가동을 자동 중단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를 고장으로 오인해 AS를 접수한 것. 이 보일러는 안전을 확인한 뒤 재가동 버튼만 누르면 정상 작동한다.

이 같은 지진감지 시스템은 최 회장이 20년 전 안전성을 이유로 끝까지 밀어붙여 탑재한 기능이다. 관련 부품들이 추가 탑재되면 보일러 단가가 높아지는 데다, 지진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필요없다는 실무진들의 거센 반발에도 진행시킨 사안이다. 20년 전 최 회장의 뚝심이 최근 지진 사태로 빛을 발한 셈이다.

실제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주거 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가스보일러의 안전 문제는 사전 대비가 필수적이다. 지진, 화재와 같은 사고들이 발생할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현실화되면서 지진감지 기능의 보일러를 출시한 것은 국내 보일러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다만, 소비자들이 단순 고장으로 인지한 만큼, 홍보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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