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나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은행권 전체 수신의 30%를 넘어서 2001년 대비 세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시장성 수신 잔액은 248조2176억원으로 총수신 785조4천125억원의 31.6%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말에 비해 4.2%P 높은 수치다.
시장성 수신 비중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1년 말 11.3%를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말 27.4%에 이르렀으며, 지난 4월 말 30%를 처음 돌파했다.
이는 최근 증권 및 펀드로의 고객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예금 수신이 줄어들자 은행들이 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CD나 은행채 발행을 대폭 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자금 조달처인 예금 수신은 7월 말 현재 537조194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조4322억원 줄었다.
반면 CD 발행 잔액은 16조1535억원, 은행채 발행잔액은 17조4396억원 늘어나 시장성 수신은 40조320억원 급증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조달 금리가 높은 채권에 의존하면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고, 채권발행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채권가격은 하락)으로 대출금리 부담도 덩달아 높아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이 발달하고 예대 업무에서 투자은행(IB) 업무가 중시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시장성 수신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들도 전통적인 여수신 업무에서 IB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자본시장통합법을 도입한 선진국 금융기관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던 현상이라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향후 은행권은 예금 수신에 따른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대신 자금 운용의 수익을 늘려가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