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체들의 통폐합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 국영 철강대기업 바오스틸그룹(상하이)과 우한강철그룹(후베이)이 20일(현지시간) 양사 상장 자회사들을 주식교환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양사가 통합되면 철강 생산량이 연간 총 6000만 t에 이르러 유럽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 철강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바오스틸은 철강 생산량 기준 지난해 세계 5위, 우한강철은 11위를 각각 기록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6월 기업재편을 위한 교섭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후 처음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이다. 바오스틸의 상장 자회사인 바오산강철이 우한강철그룹 자회사 우한강철을 흡수·합병하는 형태가 된다. 양사는 구체적 통합시기 등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전체 주식을 보유한 모회사 2곳의 통합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오스틸그룹이 사명을 ‘중국바오우강철그룹’으로 변경하고나서 우한강철그룹이 그 산하에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통합안이 이미 국자위의 승인을 얻었다는 보도도 있어 이르면 연내 모회사 통합도 구체화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경기둔화에 따른 심각한 과잉공급으로 시달리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중국 정부는 과잉 생산능력 감축을 위해 국영 대기업 통폐합을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보여왔다. 중국의 지난해 조강 생산용량은 지난해 말 12억 t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에서도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넣는 한편 대규모 반덤핑 관세 부과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초 오는 2020년까지 철강 생산용량을 1억5000만 t 감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은행(BoC)인터내셔널의 샤오푸 상품전략 대표는 “바오강과 우한의 통합은 중국 정부가 공급 측면 개혁에 매우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통합 모멘텀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며 이런 큰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철강산업의 또 다른 대형 통합도 임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철강업계를 남북 양강체제로 통폐합하려 한다고 전했다. 바오강과 우한의 통합은 남부의 강자 등장을 의미한다. 한편 북부에서는 허베이강철과 서우강그룹이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양사의 철강 생산량은 지난해 7600만 t으로 바오강·우한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