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100세 시대에 맞게 교육시스템을 개혁해야

입력 2016-09-21 10: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전 건설교통부 장관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초등학교 6년, 중·고교 6년, 대학 4년 합쳐 16년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 경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제도가 바뀌었으나 학교 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그대로 지속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첫째, 막대한 사교육비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평균 수명이 81세에 이르고, 은퇴 후 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노후 생계비 조달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이며 주요 원인은 노인 빈곤이다. 노후 생계비 준비가 부족한 중요 이유 중의 하나는 젊었을 때 자녀들 사교육비 부담이 커 저축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역대 정부가 과외금지 등 사교육비를 줄이려고 노력하였으나 백약이 무효이다.

둘째, 직장생활을 하는 입직(入職) 연도가 너무 늦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높아 대부분 사람들의 입직 연도가 외국에 비해 늦다. 남자의 경우 2년간의 병역의무로 인해 입직 연도가 더 늦어진다. 그동안 인구가 증가하는 시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 저출산, 노령화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맞이하여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예상된다. 2017년부터 15~64세의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셋째, 대학 졸업 후 제대로 된 평생교육 시스템이 없는 점도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적성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지 못 한 채 고교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한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취업을 위해 대학 전공과 무관한 직장을 선택해 평생 근무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우리 사회 여건상 원하는 교육을 받기는 경제적, 시간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행히 필자는 정부에서 근무할 당시 2년간 해외연수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받은 교육이 대학 4년보다 직장생활에 더 도움이 되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대학 졸업 후 수십 년간 일해야 하는데 20대 이전에 받은 학교 교육으로 평생을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상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첫째, 초등학교 수업기간을 1년 단축하고 입학 시기를 앞당길 것을 제안한다.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하거나 외국과 같이 입학 시기를 3월에서 9월로 바꾸어 반 년 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과거에는 어린이집, 유아원 등 조기교육이 별로 없는 상태이다 보니 초등학교가 6년제였다. 그러나 요즈음 어린이들은 신체나 지능 발달이 과거에 비해 빨라졌고 2~3세부터 어린이집 등에서 조기교육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과정을 1년 줄여도 학습량은 과거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학교 수업기간이 줄어들면 사교육비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가정은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막대한 사교육비를 부담한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교 졸업까지의 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면 저축 여력이 늘어나 노후 빈곤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정부 복지비도 경감될 것이다.

또한 학교 수업기간을 줄이면 입직 시기가 1~2년 빨라져 노동 공급이 늘어난다. 저출산 대책이 별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노동력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학생 시절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대학 졸업 후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교육받기가 너무 어렵다. 모든 직장인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 직장인들도 대학교수들의 안식년 제도와 같이 본격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허용해 주어야 한다. 학교 교육기간 단축에서 절약되는 예산과 추가적인 재원을 투입하여 학교 교육 못지않게 평생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尹 비상계엄 선포는 통치행위…어떻게 내란 되나”
  •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내란 가담자’ 탄핵안까지 모두 본회의 통과
  • ‘입시 비리·감찰 무마’ 조국, 대법서 징역 2년 확정…의원직 상실
  • 내년 공공주택 ‘25만가구+@’ 공급될까… 3기 신도시 본청약·신축매입 확대 속도[종합]
  • 연봉 9000만 원 배우자 원한다고? 신혼부부 현실은… [그래픽 스토리]
  • ‘투자경고’ 19종목 중 15개 이재명 테마주…“과열 주의”
  • 유니클로 인기가 '가성비' 때문이라고요? [솔드아웃]
  • 단독 서울시 마약 행정처분 ‘구멍’...첫 영업정지 강남업소, 과징금 내고 빠져나가
  • 오늘의 상승종목

  • 12.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3,941,000
    • +0.81%
    • 이더리움
    • 5,651,000
    • +4.2%
    • 비트코인 캐시
    • 784,500
    • +0.71%
    • 리플
    • 3,430
    • -1.89%
    • 솔라나
    • 328,800
    • +0.89%
    • 에이다
    • 1,610
    • +1.96%
    • 이오스
    • 1,580
    • +0.96%
    • 트론
    • 425
    • +4.94%
    • 스텔라루멘
    • 615
    • -1.9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650
    • +1.93%
    • 체인링크
    • 40,090
    • +16.68%
    • 샌드박스
    • 1,128
    • +2.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