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9월 21일 임병직-대구매일 필화사건 유발한 이승만의 측근

입력 2016-09-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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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명 편집부 차장

임병직(林炳稷, 1893.10.26~1976.9.21)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1913년 이승만의 알선으로 도미, 오하이오대학에서 수학했다. 그는 재학 중 ‘한국학생평론(韓國學生評論)’을 창간하고 편집장이 돼 일제의 양민 학살, 잔혹한 고문 등 만행을 폭로하면서 세계에 독립 지원을 호소했다.

3·1운동이 일어나자 서재필·조병옥·장기영 등 유학생들과 필라델피아에서 재미한인대회를 소집하고 서기장으로 독립운동 방안을 토의했으며, 이후 이승만의 비서로 임시정부 구미위원회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미국전략사령부에 근무하다 광복을 맞은 그는 정부 수립 후 외무부장관에 기용됐으며, 주유엔대사로 한국의 국제적 지위 향상에 공헌했다.

휴전협정 후 휴전 감시단인 ‘중립국감시위원단’에 체코와 폴란드가 공산국가 대표로 포함되자 자유당 정권은 학생들을 동원해 “체코 파란(폴란드) 물러가라”는 관제시위를 벌였다. 그러던 중 유엔대표부 상임대사 임병직이 대구를 방문하자 중·고등학생을 폭염 속에 서너 시간이나 세워 물의가 빚어졌다.

이에 대구매일신문 최석채 주필 겸 편집국장은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사설로 권력을 질타했다. 괴청년 40여 명이 신문사에 난입해 인쇄시설을 부쉈지만 경찰 간부는 “백주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고, 검찰은 오히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최 주필을 구속했다. 최 주필은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 석방됐으나 ‘대구매일 필화 사건’은 언론에 대한 권력의 테러로 기록됐다.

4·19 직후인 1960년 5월에는 구국청년당 발기인 고정훈이 김구의 암살 배후로 당시 외무장관 임병직, 국방장관 신성모를 거론하기도 했다. 임병직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신체장애자재활협회장, 반공연맹 이사장을 맡았고, 아호를 살린 ‘소죽(小竹)회고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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