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주가] 中서 패션한류 날갯짓하는‘정지선의 한섬’… 국내서 발 묶인 ‘정유경의 신세계인터’

입력 2016-09-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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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시스템’ 中시장 진출 등 핵심사업으로 전폭 지원 주가 지난해 이후 상승세… 신세계인터는 6월에 연저점… 하반기엔 실적개선 가능성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패션 사업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은 업황 불황에도 홀로 승승장구하는 반면 신세계그룹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실적 약세에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20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섬은 중국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패션 브랜드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 중국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836억 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의 13.6%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내년 2월부터 2021년까지다. 송하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이 중국 시장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업종 내 최선호주”라고 판단했다.

한섬의 중국 진출 배경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패션 한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1월 4200억 원을 투자해 한섬 지분 34.6%를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다. 정 회장이 당시 정재봉 한섬 사장을 만나 담판을 지어 인수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섬은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후 3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한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1년 942억 원에서 2012년 698억 원, 2013년 560억 원, 2014년 518억 원까지 줄었다. 2014년 정 회장은 한섬을 중심으로 패션 사업 부문을 백화점 사업 부문에 버금가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만들라는 특명을 내렸다. 정 회장이 한섬 키우기에 직접 나서며 2015년 실적이 본격 턴어라운드했다. 사업 영역 재정비와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유통 전략이 성공에 크게 도움이 됐다. 한섬은 2015년 영업이익 672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기준 329억 원의 이익을 올렸다.

주가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해 지난 5월 2일 4만4850원으로 연고점을 찍었다. 이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류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주가는 조정국면”이라며 “그러나 내수 브랜드로서의 차별화된 실적에 내년 이후 중국 사업 진행에 따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세계그룹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6월 24일 주가가 6만1100원을 기록하며 연저점을 찍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별도 영업이익은 2013년 265억 원에서 2014년 207억 원, 지난해 171억 원으로 줄었다. 해외 패션 부문, 라이프스타일 부문, 국내 패션 부문 중 특히 국내 패션 부문의 실적 부진이 주요인이었다.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가장 큰 적자 브랜드였던 ‘살로몬’ 철수를 결정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말 6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에 공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04% 증가한 74억 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다만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기여도가 높은 해외 패션 부문 회복세 지속, 라이프스타일 부문 고성장, 하반기 계열사 신세계백화점 신규 출점(9월 하남) 효과 등이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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