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코리아가 리콜 논란을 빚어왔던 서랍장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15개 제품을 판매 중단했다. 한국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품 자체 결함에 대해서는 '벽 고정을 하면 안전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체 시험을 통해 한국 정부의 새로운 예비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15개 제품을 지난 20일 추가적으로 판매 중지했다"면서 "이케아는 한국의 여러 기준과 규제들을 준수하고, 새로운 안전기준에 대해서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9일 이케아 말름 서랍장을 비롯한 15개 제품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고, 이케아코리아는 해당 제품들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 15개 제품의 추가 판매 중단으로 이케아코리아는 한국에서 총 30개 서랍장을 팔지 못하게 됐다.
슈미트갈 대표는 "말름 서랍장 등은 설계 시부터 벽에 고정하게끔 만든 제품이고, 실제로 벽에 고정했을 경우에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이케아의 문제 만이 아니라 가구업계 전체의 만연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업체들이 언급하는 서랍장 하중을 높이는 개선 방안도 실제 적용하게 되면 제품 무게가 무거워져 쓰러졌을 시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유관기관과 함게 서랍장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는 있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는 서랍장을 벽에 고정시켜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슈미트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서랍장 리콜 논란에 대해 '제품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당초 설계시부터 벽에 고정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가 안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소비자들의 재량에 떠넘기는 것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이케아의 경영철학에 빗나가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슈미트갈 대표는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의식한 탓인지 "한국 소비자들이 일부 언짢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개선되는 사안이 있으면 소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케아코리아는 이달부터 주방용품 판매도 돌입했다. 이전까지는 국내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판매하지 못했던 주방용품 700여 개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슈미트갈 대표는 "신제품을 선보여서 기쁘기보다는 주방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케아코리아는 2016년 회계연도 기준(2015년 9월~2016년 8월)으로 매출 345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케아 패밀리 멤버 가입자 수도 90만 명 이상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