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진해운식 경영 논란 재점화… 물류대란때 임원들 주식 매도

입력 2016-09-23 11:03 수정 2016-09-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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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임원들이 물류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은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직전 보유 주식 97만 주를 모두 매각해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어, 한진해운식 책임회피 경영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3일 “한진해운 임원들이 퇴임하기도 전에 주식을 전량 파는 건 도의적으로 분명 책임이 있다”면서 “내부 정보 이용 여부가 불분명해 당장 조사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 임원 3명은 총 2만3596주를 평균 1315원가량에 매도했다. 매도가는 3105만 원에 달한다.

박해찬 상무는 지난 13일 7750주를 1325원에 매도했으며, 김종현 상무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6846주를 팔았다. 조성기 상무 역시 지난 19일 9000주를 1320원에 매도해 1188만 원을 주머니에 넣었다.

문제는 시점이다.

3명의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한 시점인 지난 13~19일은 한진해운의 물류대란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던 시점과 일치한다.

특히,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가 오너 일가와 그룹 측의 자구 노력이 부족해 빚어진 사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들이 해당 시점에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조사를 들어가기에는 다소 무리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과 관련한 주식매매 조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매매를 진행했다고 판단할 경우에 착수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진해운 물류사태가 외부에 충분히 알려진 만큼, 미공개 정보 이용에 따른 범행 관련성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가 이미 외부에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임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한진해운의 경영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한진해운의 책임경영 회피가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식의 기업 운영방식은 결코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기업의 무책임함과 도덕적 해이가 경제 전반에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지 모두가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최은영 전 회장의 경우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을 발표 전 이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4월 6∼20일에 보유했던 한진해운 주식 37만569주와 두 딸이 각각 각각 28만8679주씩 보유한 주식 을 모두 팔아 1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 21일 대한항공의 600억 원 대여 결정과 산업은행의 500억 원 자금지원 결정으로, 한진해운 물류 하역작업에는 일정 부분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그룹과 산은의 잇단 지원에도 현재의 물류대란 사태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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