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9월 23일 허정구-초기 삼성 이끈 재계 1세대이자 골프계 대부

입력 2016-09-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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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명 편집부 차장

1954년 대통령배 제1회 한국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로 창설돼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가장 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대회. 이 대회는 한국 골프의 기틀을 마련하고 대한골프협회와 한국프로골프협회 등을 이끌었던 허정구 회장을 기려 2003년부터 허정구배로 치러지고 있다.

허정구(1911.8.6~1999.9.23)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한국 골프의 아이콘이며 엘리트 골퍼였다.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멤버가 되기 어렵다는 영국왕립골프협회(the Royal & Ancient golf club·R&A)의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회원이었다.

그는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GS그룹 창업자이자 독립자금을 댄 만석꾼 허만정의 장남이며, 이병철 삼성 회장, 조홍제 효성 회장과 함께 초기 삼성을 이끈 재계 1세대 원로다. 제일제당 전무이사, 삼성물산 사장을 거쳐 1961년 삼양통상주식회사 사장이 됐다. 1975년 경원건설 회장으로 있다가 이듬해 삼양통상 회장이 됐으며 1990년부터 삼양통상 명예회장을 맡았다.

허정구의 생가가 있는 진주 지수면의 승산마을은 국내 굴지의 재벌들을 탄생시킨 마을로, 대기업 회장의 생가가 열두 채나 있다. 또한 그가 다녔던 지수초등학교는 기업가의 산실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많은 경제인을 배출했다. 1980년대 100대 재벌 중 30명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조사도 있다.

2009년 인근 송정초등학교(나중에 지수초등학교로 변경)와 통폐합됐지만 폐교된 옛 교정으로 부의 기운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한때 재학했던 구인회 LG 창업주와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22년 한 그루씩 심었다는 ‘재벌송(財閥松)’이 교정에 버티고 있다. 두 그루였던 ‘재벌송’은 언제부터인가 뿌리가 합쳐져 지금은 한 그루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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