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최근 실시한 충돌 실험 결과에서 BMW 그룹의 뉴 미니 쿠퍼는 정면 오프셋 충돌(front offset crash test)부문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뉴 미니 쿠퍼는 유럽에서 B세그먼트로 분류되는 차로, 차체 길이가 3635mm 정도여서 국산 소형차인 클릭보다도 길이가 짧다. 하지만 뉴 미니 쿠퍼는 시속 64km에서 정면 오프셋 충돌 테스트(자동차 정면 40% 부분을 고정된 벽에 충돌하는 실험)를 실시한 결과, 최고 등급인 ‘우수(Good)’를 받았다.
미국 IIHS는 승용차의 충격 내구성에 따라 각각 우수(Good), 양호(Acceptable), 보통(Marginal), 나쁨(Poor) 등급으로 나누어 차량의 안전성을 평가한다. 뉴 MIN는가 2007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점수인 별 5개를 획득한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또다시 최고 등급을 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해보였다.
이 테스트에 참가한 국산차 중에는 기아 세도나(카니발)과 옵티마(로체), 쏘렌토, 현대 앙투라지(카니발과 쌍둥이 모델), 쏘나타, 싼타페 등 중형차와 미니밴, SUV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 과거 차종에 관계없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것에 비하면 분명 발전한 것이지만 미니 쿠퍼처럼 소형급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아 씨드는 유로 NCAP 테스트에서 정면, 측면 테스트 모두 별 다섯 개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지난 8월 30일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이종차량 간 충돌사고’결과 자료에 대해 완성차 업계가 발끈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2004년 12월, 경기도 이천 자동차 기술연구소 내에 주행충돌시험장을 준공한 후 차대차(Car to Car) 충돌 테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충돌 테스트는 고정벽에 실차를 주행시켜 충돌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차대차 테스트가 실제 조건과 가장 유사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것은 “보험개발원의 시험평가가 정부 법규에 없는 항목만을 시험해 정부의 안전도평가시험(NCAP)와 시험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반발하는 데서 비롯됐다. 또한 수입차는 충돌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고 국산차만을 대상으로 해서 국산차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는 국산차의 안전성 테스트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차종간의 안전성을 점검해보는 데 의미가 더 있는 만큼 완성차 업계의 반응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안전도에서 가장 큰 우려를 준 소형 화물차의 경우는 보닛이 노출되지 않아 충격을 흡수할 공간이 부족할뿐더러 에어백 등의 안전장치 관련 옵션이 승용차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그간 화물차의 안전도 테스트에 대해 소홀히 해온 관계 부처가 관련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