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한국 공식방문을 맞아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위해 네덜란드 농업에서 배워할 키워드로 ‘경쟁·창조·협업’ 3가지를 제시했다.
네덜란드는 국토면적이 한국의 약 42%지만 양국의 경작면적은 160~180만 헥타르(ha) 수준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과 비슷한 경작면적을 갖고도 가구당 경작면적이 20배가 높다. 또 2000년 이후 네덜란드는 경작면적뿐 아니라 농가 수, 농업종사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세계 2위의 농산품 수출국이자 전체 수출에서 농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6%에 달한다.
전경련은 우선 네덜란드가 개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시장을 열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네덜란드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한 뒤 가공해서 다시 수출하는 가공무역을 발달시켰다. 농산품 수출실적도 유럽 물류 중심지라는 입지를 활용해 농산물을 수입해서 가공품을 만든 뒤에 재수출하는 형태이다.
네덜란드는 또 비가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해 원예작물을 생산하기에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네덜란드 농민들은 창의적 도전정신으로 유리온실, 수경재배와 같은 새로운 농법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염분에 강한 일부 작물들을 품종개량을 통해 해수로 재배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네덜란드는 농업을 연구하고 실제로 적용하며 교육을 통해 성과를 확산하고자 1997년부터 바헤닝언 지역에 ‘푸드밸리(Food Valley)’ 클러스터를 만들고 산·관·학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공무원, 농업경영자,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푸드밸리는 참여하는 주체들 간의 상호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농산품 분야의 지식을 나누고 농업 혁신에 함께 투자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전경련 엄치성 상무는 “우리나라가 농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농업의 기업화가 필요하며 농민도 기업인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농사를 지으려면 유리온실, 수경재배와 같은 첨단농법의 도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경련은 27일 네덜란드경제인연합회(VNO-NCW)와 한-네덜란드 경제협력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농업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한-네덜란드 간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