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9.5% 지분으로 그룹 경영권 장악

입력 2007-09-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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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ㆍSKㆍSTXㆍ한화그룹 등 의결권 승수 높아

재벌 총수들이 그룹 계열사의 9.5%의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재벌의 소유지배구조가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을 받는 대기업 총수들은 소유하고 있는 지분에 비해 7.54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이면서 총수가 있는 4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사주ㆍ우선주ㆍ상호주를 제외한 의결권 있는 지분을 기준으로 이들 4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총수의 소유지분율은 평균 9.52%이며, 총수가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지분율은 40.80%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결지분율에서 소유지분율을 뺀 소유지배괴리도는 31.28%로 전년대비 0.73%p가 상승했으며, 의결지분율을 소유지분율로 나눈 의결승수권은 6.68배로 조사됐다.

의결승수권이 6.68배라는 것은 재벌 총수가 계열사ㆍ비영리법인ㆍ임원 등이 소유한 지분까지 합쳐 직접 소유하고 있는 지분에 비해 6.68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11개 출자총액제한제도 대상 그룹의 재벌총수들은 6.38%의 지분을 통해 37.74%의 의결권을 행사, 소유지배괴리도는 31.36%p이며 의결권 승수는 7.5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승수가 가장 높은 곳은 15.80을 기록한 동양그룹이 차지했으며 ▲SK(15.60배) ▲STX(13.20배) ▲한화(10.87배) ▲두산(9.40배) ▲삼성(8.10배) ▲코오롱(7.65배) ▲LG(6.78배) 등이 뒤를 이었으며, 이에 반해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KCC 등은 1.5배를 넘지 않았다.

또한 지난난해와 비교해 의결권승수가 많이 높아진 곳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97배가 상승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코오롱(1.80배 상승) ▲현대(1.69배 상승) 등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의결권승수가 많이 낮아진 곳은 ▲동양(5.28배 감소) ▲두산(2.22배 감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총수일가의 소유지분이 낮은 기업집단은 ▲SK(2.47%) ▲삼성(3.55%) ▲STX(3.64%) ▲동양(3.90%) ▲한화(4.92%) ▲LG(5.69%) ▲한솔(5.86%) ▲두산(5.9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 국내 주요 그룹들의 환상형 순환출자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롯데 ▲한진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등 8개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과 ▲동부 ▲현대 ▲대림 ▲현대백화점 ▲코오롱 등 10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A→B→C→A'의 형태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이 현대제철과 기아자동차의 주식을 처분함에 따라 일부 환상형 출자가 해소됐고, 두산은 올해 2월 두산건설이 보유한 두산주식을 처분하고 5월에는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지분을 매각해 환상형 출자가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삼성ㆍ현대차ㆍSK 등 14개 기업집단은 소속 금융ㆍ보험 29개사가 86개 계열사에 액면가 기준 총 1조7567억원을 출자해 평균 10.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규 공정위 사무처장은 "소유지분율ㆍ소유지배 괴리도ㆍ의결권 승수 등을 살펴봤을 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전반적인 소유 지배구조가 악화됐다고 할 순 없지만 개선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하지만 이런 지표와 달리 현재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환상형 순환출자를 해소하거나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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