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가 은행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등극한데 이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매각과 관련, 가장 유력한 진성투자자 중 한 곳으로 한국금융이 꼽히고 있다. 한국금융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지난 23일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 지분 매입을 최대 8%까지 고려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유일한 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최소 매각 지분인 4%를 매입한다고 가정할 때 소요비용은 23일 우리은행 종가(1만1350원) 기준 3000억 원이 넘는다.
8%를 모두 인수할 경우 6000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시점에서 막대한 자금을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쓴다는 것은 한국금융의 은행업 진출 의지가 그 어느 때 보다 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국금융은 2012년에도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계열 저축은행은 20년간 운영 중이다. 최근엔 카카오뱅크를 통해 은행지주 전환에 초석을 깔았다.
특히 한국금융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경우 최대주주인 카카오뱅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케이(K)뱅크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게 되는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국금융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3대 주주(지분율 10%)이다.
애초 금융권 일각에는 예상대로 한국금융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사업적 이해 상충 등을 우려해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그러나 “현대증권은 KB금융의 자회사로 인수된 것이고 한국금융의 경우 우리은행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계 1위에 올라섰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은행과 증권간 시너지를 현실화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이런 움직임 속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우리은행 지분 인수는 증권사와 은행을 결합한 대형화의 포석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