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첫 TV토론회가 국제 환율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망했다.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은 26일 오후 9시부터 90분간 진행된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토론에서도 멕시코 이민자와 세계 무역협상에 대한 강경 발언을 내놓을 경우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 달러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그간 멕시코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강경발언을 일삼아 왔으며 미국이 맺은 기존 무역협상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왔다.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의 시몬 데릭은 역대 대선 토론 때마다 달러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데릭은 “1976년, 1980년, 2000년대 대선 캠페인 때 환율은 특정 사안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중 달러·엔 환율이 이번 대선 토론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주 새로운 금융완화 틀을 도입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지만 정작 달러·엔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해당 정책이 엔화 가치를 약세로 돌릴 만큼의 영향력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협상에 강경발언을 내놓는 트럼프가 TV토론에서 공세를 퍼부으면 달러 대비 엔 가치 강세는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해당 토론에서 우세를 보여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게 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고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더욱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이케나 유노스케는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일본의 생명보험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6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이들 일본 생보사들은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면 그에 맞는 헤지 전략 비중이 전체 투자전략의 80%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생보사의 헤징비중은 현재 60%이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헤징 비중은 가파르게 높아져 엔화는 더욱 강력한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