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후보 1차 토론] 클린턴-트럼프, 세기의 토론 배틀…‘트럼프 리스크’에 긴장하는 글로벌

입력 2016-09-27 10:22 수정 2016-09-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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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TV토론이 대선 승패 가를 듯…미국의 진로·번영·안보 놓고 열띤 토론

새 백악관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백악관 입성을 둘러싼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세기의 토론 배틀이 26일(현지시간) 막을 열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여 남은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두 대선 후보는 이날 1차 TV토론을 시작으로 10월 9일과 19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연다.

이번 TV 토론은 여타 정치인과 다른 이력에다 돌발 행동과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와 정치 엘리트로서의 길을 걸어온 클린턴이 사실상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격돌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과거보다 올해 세 차례의 TV토론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세계 각국은 각종 돌발 발언과 극단적인 정책으로 충돌을 일으키는 트럼프 리스크에 긴장하고 있다.

각 토론회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이번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진로와 번영, 안전보장 등 세 가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진로’ 테마에서 이민정책이 논점의 중심에 선다고 소개했다.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무슬림을 포함해 인종과 종교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무슬림의 임시 미국 입국 금지 방안 등을 내걸고 있다. 또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구축하는 등 국가 재정부담을 전제로 하는 비현실적인 정책들에 대해 트럼프가 어떻게 설명하고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번영’에서 중점이 되는 것은 큰 정부와 작은 정부라는 전통적인 대립이다. 클린턴은 부유층과 대형 은행의 과세 강화와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등 큰 정부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법인세율과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등 기업 부담을 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보’는 뉴욕과 뉴저지, 미네소타 등 각주에서 최근 폭발이나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 이번 토론회에서 테러 대책과 치안을 중심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민정책과 연동해 미국의 진로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 측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찬양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했던 트럼프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은 주둔 미군 철수와 핵무기 보유 허용 등을 거론했던 트럼프가 양국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불공정한 무역행위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 여러 이슈에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토론회를 앞두고 불확실성 속에 행동을 주저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으며 미국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가 커져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대선 TV토론을 ‘세기의 대결’로 불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이후 최대 결전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CNN머니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데 트럼프는 ‘불확실성의 근원’이라며 트럼프가 토론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증시에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의 최근 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율은 46.5%, 트럼프는 43.7%로 트럼프가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토론 결과가 지지율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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