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연임이 27일(현지시간) 공식 결정됐다. WB 이사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김용 총재 연임안을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김 총재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번 총재 선거에도 단독 출마했기 때문에 사실상 연임은 확정적이었다. 김 총재의 두 번째 임기는 내년 7월 1일부터 5년간이다.
김용 총재는 미국 이민 1.5세대로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중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로 세계보건기구(WHO)의 HIV/에이즈 국장과 다트머스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그를 WB 총재로 지명했다. WB 이사회는 연임안을 통과시키면서 “김 총재가 오는 2030년까지 극단적 빈곤을 없애고 모든 개발도상국 하위 40% 계층의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의 재임 결정이 순탄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김 총재는 임기 초반 공격적인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추진해 내부에서 반발에 부딪혔다. 연임 결정을 앞두고 WB 직원조합은 이사회에 리더십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총재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또 일부 신흥국은 전통적으로 미국인이 WB 총재를 맡는다는 관행을 깨야 한다는 의견에 지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WB 대주주인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모두 김 총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다른 후보에 대한 논의를 수그러들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5일 “김 총재는 WB가 필요로 하는 개혁의 선봉에 있다”며 “그를 총재로 재지명한다”는 성명을 냈다.
김 총재는 “기후변화와 강제 이주, 전염병 위협 등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여전히 많다”며 “파트너들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며 부족해지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고 연임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