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우리은행 우회투자 논란… 동양생명 자금력 의문

입력 2016-09-28 09:14 수정 2016-09-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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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정부 지분 예비입찰에 참여한 동양생명의 자금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23일 자율공시를 통해 “우리은행 과점주주의 지분매각 일정에 따라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마감한 우리은행의 지분 LOI 접수 결과 총 18곳이 투자 의사를 내비쳤다.

동양생명 측은 매입 검토 중인 지분율에 대해 “4~8% 범위 내”라는 입장만 밝힐 뿐 정확한 수치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동양생명이 지분율 최소치인 4%를 사들인다고 해도 자금 압박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동양생명이 우리은행의 정부 지분 4%를 매입한다면 우리은행 주가(23일 종가, 1만1350원)를 고려했을 때 3000억 원이 웃도는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동양생명이 지난 2월 올해 영업실적을 전망하는 공시를 통해 밝혔던 영업이익 예상치 2118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당시 동양생명은 올해 매출을 5조1458억 원, 당기순이익은 1582억 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동양생명이 실제로 본입찰에 참여한다면 연간 영업이익보다 많은 자금을 들여 우리은행에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총자산 100조 원이 넘는 한화생명도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참여하면서 최소 지분율 4%를 결정한 것과 비교된다. 동양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업계 8위 수준인 25조 원데다, IFRS4 2단계 도입 등 경영환경 악화로 안정적인 자본정책을 추구하는 생보사들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실사에만 참여해 중요 정보만 취득한 후 본입찰에는 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국 현지 보험감독당국에서도 안방보험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판매 등 영업실태를 모니터링 중인 금융감독원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분야에 대한 투자는 회사의 자율적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은행 지분) 투자가 이상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우리은행 지분 4%를 매입한다고 해서 경영을 지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투자로서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중국북경사무소 현지 관계자는 “중국 감독당국이 중국보험사들이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자 규제에 들어가기도 했다”며 “그 가운데 안방보험이 단기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해 그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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