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스포츠마케팅의 허상. 문제는 돈이 아니다 ③

입력 2016-09-28 10:55 수정 2016-09-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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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두 번의 칼럼에서 필자는 효율적 스포츠 마케팅의 추구가 스포츠 조직 운영의 선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전략이 구단 운영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스포츠 마케팅 종사자들이야말로 현재의 낙후된 상황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어쩌면 국민의 희로애락이 깃든 스포츠팀을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돌려막기’ 존재쯤으로 여기는 대기업 총수와 스포츠 마케팅 종사자들의 위험하고 무책임한 생각이야말로 스포츠 산업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위협 요소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창업주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스포츠팀이라도 조직원의 사기 진작, 국가에 대한 기여,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원칙적으로는 ‘1 계열사, 1 스포츠팀’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최근 이와 같은 원칙은 수익성의 논리에 퇴색되고 말았다. 그들이 그렇게 강조하는 효율적인 스포츠 마케팅, 돈이 되는 스포츠 마케팅의 결과가 고작 곤두박질치는 팀들의 순위, 제일기획 매각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된 미운 오리와 같은 스포츠단이라면 결과치고는 너무 비참한 게 아닌가?

하긴 애초 수익성의 논리 적용이 쉽지 않은 스포츠팀들에 ‘자생력 강화’라는 억지 굴레를 씌워놓은 것도 모자라, 이를 그룹의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매각카드로 역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미 이는 명백하게 실패가 예상된 카드였다. 즉, ‘수익성의 역습’이라 표현해도 전혀 이상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제일기획 편입 전까지 그룹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수십억, 수백억 원의 지원금을 모기업으로부터 받아왔다. 매년 자동 입금되는 엄청난 금액을 보면서 그들에게 위기감이라는 게 과연 존재했을까? 그동안 엄청난 모기업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생존에 대한 감사보다는, 후원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낙후된 스포츠 마케팅의 현실 비판만 늘어놓지 않았던가? 과연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 아껴 쓰고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절실함을 몇 번이나 가져봤는지도 의문이다.

이제라도 수익성과 자생력 강화가 스포츠 마케팅의 전부라는 왜곡된 스포츠 마케팅의 허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들의 일상생활의 향유물로서, 우리의 희로애락이 담긴 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먼저 모기업으로부터의 지원금이 팀들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질 낮은 마케팅의 시초라는 그릇된 관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모기업이 출자관계에 있는 프로팀에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결손금을 보전하는 것은 대부분 기업의 광고 선전비로 분류돼 전액 손금 처리되어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공헌이라는 대의명분을 챙기는 것은 물론, 엄청난 미디어 노출 효과와 함께 수십억 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군다나 자사의 브랜드나 기업 명에 환호하는 열성 고객들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즉, 프로팀을 후원하면서 얻게 되는 장점들이 지급해야 하는 비용보다 절대 작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외형적으로 보이는 기업들 입장은 과다한 후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고 구단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우리나라의 스포츠 산업을 상당히 질 낮은 산업으로 왜곡 및 폄하한다. 그들이 얻게 되는 많은 혜택은 철저하게 외부로 노출하지 않고 말이다.

둘째로 팀은 모기업의 후원을 철저하게 스폰서십 계약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모기업과 기타 스폰서라는 구분 없이, 모기업에서 받은 지원금은 스폰서십의 권리의 대가로 지불받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터들의 역할은 스폰서를 만족하게 하고 이들과의 계약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이다. 작금의 현 상황에 대한 비하도 비판도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순간, 극복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본인이 현업 종사자들의 책임론을 언급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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