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제출한 ‘임원·주요주주 소유주식 보고서’를 통해 한솔케미칼 보유지분이 13.34%에서 13.61%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장내에서 2만9942주(0.27%)를 사들인 데 따른 것으로 한솔케미칼에 대한 조 명예회장의 보유지분이 늘어난 것은 2005년 3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조 명예회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은 한솔그룹 후계구도에서 사실상 비켜나 있으면서도 유일하게 최대주주로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 지분 확대에 나섰다는 데 있다.
한솔그룹은 삼성가(家)의 맏딸인 이 고문이 일궈낸 그룹이다. ‘큰 소나무’란 뜻의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한솔’ 그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완전분리된 뒤 현재 재계 50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등 포함)에 올라있다.
한솔제지를 비롯, 한솔LCD, 한솔홈데코, 한솔케미칼, 한솔CSN, 한솔텔레컴 등 12개 계열사(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를 두고 있다.
현재 한솔그룹은 이 고문의 3남인 조동길(52) 회장이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02년 형들인 조동혁 당시 부회장과 조동만 부회장을 제치고 사실상 한솔그룹의 ‘경영 대권’을 승계했다.
이 같은 한솔그룹 지배구도 속에서 한솔케미칼은 조 명예회장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또 등기임원(상근)으로서 경영권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조 회장의 이번 지분 확대가 한솔케미칼의 지배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한솔그룹내 한솔케미칼의 지배구도 변화 가능성과 조 명예회장의 향후 행보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한솔케미칼은 최대주주인 조 명예회장에 이어 한솔CSN이 9.21%, 조 회장은 0.31%의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