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야드 이상 때리는 장타자 안병훈(25·CJ)이라면 그렇다는 얘기다.
사실 베어스베스트 청라 골프클럽(대표이사 강지영)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특별한 골프코스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이 별로 없다. 산악지형에 익숙한 골퍼들은 베어스베스트 청라를 보는 순간 마음이 푸근하다. 안보이거나 구겨진 홀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홀이 쉬워 보여 편안하다.
그런데 티샷을 하는 순간 그 꿈은 산산조각난다. 오르막, 내리막 지형이 거의 없는 평탄한 페어웨이 탓에 쉬울 것이라고 지레짐작한 탓이다. 티샷 낙하지점부터 결코 만만치가 않다. 조금만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러프에 빠지기 일쑤다. 이는 그나마 낫다. 미스 샷이 나면 갈대나 억새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바로 로스트 볼이 된다.
물론 27홀이 다 까다롭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홀을 돌면 돌수록 머리를 쓰지 않거나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스코어는 금방 늘어나게 돼 있다.
거리가 결코 짧지가 않다. 곳곳의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골퍼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거리 계산을 잘해야 한다. 그린에 못 미쳐서 굴러서 깃대에 붙기 바라는 것은 아예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린주변이 까다롭다.
27홀 3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름도 이색적이다. 오스트랄아시아, USA, 유럽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이유가 뭘까.
‘골든 베어’ 잭 니클라우스(76)가 설계했다. 그런데 니크라우스는 자신이 그동안 설계한 전세계의 가장 멋진 홀만을 모아 홀을 구성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 골프를 자주한 골퍼들은 “어디서 본 코스인데~”하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전세계에서 300이상 골프장을 설계한 니클라우스가 베스트홀을 뽑아 그대로 앉혔다. 그래서 자신의 닉 네임 베어즈에다 베스트를 붙여 골프장 브랜드로 만들은 것이다.
니클라우스 설계의 특징은 골프전설답게 홀마다 경기에 재미와 묘미를 준다는데 있다. 특히 일정한 거리를 내는 골퍼에게는 혜택이 주어진다. 홀 공략에 유리한 지점에 떨어지게끔 디자인 돼 있다.
다만, 그가 최고의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반드시 어려운 홀을 만든다. 호락호락 골퍼에게 스코어를 내주지 않는 홀을 반드시 만든다. 그것이 미국에서는 ‘베어 트랩(bear trap)’이다.
청라에는 ‘베어스 랜드마인(bear’s landmine·베어의 지뢰)’이 있다. 위험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7번홀은 파3, 174야드. 뉴질랜드 타우포호에 있는 킨로치 클럽 3번홀을 옮겨 놨다. 내리막에 그린주변에 워터해저드, 러프, 벙커로 인해 홀 공략이 쉽지가 않다. 파 잡기가 어려운 홀이다.
파4, 8번 홀은 446야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호주골프클럽의 7번 홀과 같다. 거리가 길지 않아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가 않다.
9번홀(파4·410야드)은 말레이시아의 국제 첫 챔피언코스 숭가이 롱 골프 코스 5번홀과 똑 같다. 페어웨이 우측으로 길게 해저드가 그린까지 걸쳐 있다. 거리가 짧다고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좋은 스코어를 내주는데 아주 인색한 홀이다. 청라(인천)=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