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증시는 미국증시가 노동절로 휴장한 가운데 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프로그램 매매가 하루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는 등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장초반 1899선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매도, 중국증시 약세 소식 등으로 1900선을 뚫지는 못했다.
1900선인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했기 때문일까? 1900선 뚫기가 참 만만치 않아 보인다.
첫째, 1650선까지 내려간 이후 단기간에 내리 달려 1900선을 내다보게 된 국내 증시는 가격부담으로 인해 피로감에 쌓여 있다. 또한 프로그램 매매만 있을 뿐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주는 미국에서 굵직굵직한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하는 자세가 뚜렷해 보인다.
미국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ISM 서비스업지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베이지 북 발표 등은 8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미국 경기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그 결과를 지켜보고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의도가 확연하다.
당분간 1900선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해 큰 변동폭 없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 한, 1900선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할 때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건 미국에서 발표되는 ISM제조업지수, ISM서비스업지수 등의 결과를 지켜보고 시장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또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매수주체의 부재 등으로 인해 1900선을 넘기까지는 상당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당분간 우리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경제지표,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힌트를 얻은 후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위원도 "최근 국내 증시가 보합권에 머물고 있는 건 단기간에 반등폭이 상당수 진행된 감이 있어 추가 반등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를 지켜보고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어떻게 보면 지금의 조정은 1900선을 넘기 위한 필요한 조정일 수 있다"며 "이번 조정이 급락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하는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증권 홍순표 수석연구원은 "최근 우리 증시는 변동성은 줄었는데 방향성을 못잡고 있는 장세"라며 "이는 미국 증시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홍 수석연구원은 "1900선을 내다보고 심리적 저항을 받을 수 있겠지만, 미국의 노동절이 끝났기 때문에 다시 시장은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금리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상승모멘텀은 유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