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10년 미만인 투자자들은 현재 얼마나 행복한 환경에서 주식투자를 하는지 잘 모른다. 9년 전에는 지금처럼 단타매매를 할 수도 없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998년은 당연히 주식시장도 침체가 지속되고 있었는데, 이른바 4대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 증권사도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절이었다. 고려증권, 동서증권, 장은증권 등이 시장에서 사라진 후 약정 수익을 조금이라도 높여 보려고 매매방식을 변경했었다. 당시만 해도 월요일에 매도하면 수요일이 되어야만 매수가 가능했다. 화요일은 세상없어도 매매 자체가 불가능했었다. 지금은 하루에 100번도 매매를 할 수가 있는 상황인데, 알고 보면 증권사에 대한 정부의 배려 때문이었다.
롯데제과에 대해서 연구했던 시기는 1995년 가을 무렵이었다. 1989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었지만, 기업분석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일 시점은 90년대 중반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1천 포인트를 돌파했던 시기에 주식투자를 시작했지만, 1992년까지 지수는 반 토막이 나면서 매매 자체가 힘들었다. 당시에는 증권사 계좌의 출금은 거래지점 객장에서만 가능했었다. 1992년 여름, 문을 열고 객장을 들어선 순간 여직원 세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필자는 그 날 방문했던 유일한 손님이었다. 그 날은 코스피의 총 거래량이 600만 주가 되지 않았었다. 지금은 하루에도 600만 주 이상 거래되는 종목이 수두룩하다.
종목 별 호가 단위는 이혼의 준비단계로 별거하는 부부처럼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기업분석을 통한 장기투자가 최적의 대안이었다. 꼭 1년 전이었던 1994년은 저PER주 열풍이 있었고, 1995년에는 자산주 광풍이 몰아닥친 시기였다. 태광산업, 만호제강 등의 주가가 무섭게 상승하면서 자산주에 대해서 처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앞으로 10년 이상 묻어둘 종목을 찾겠다고 작정하며 발굴한 종목이 바로 롯데제과였다. 무지막지한 유보율로 재무상태는 최상, 불과 1.00 미만의 저PER, 확고부동한 시장점유율, 무엇보다 필자의 가슴을 들뜨게 했던 '푼돈 모아서 목돈 만드는 매출구조'가 아주 매력적이었다.
아쉽게도 장기투자를 실행하지는 못 했다. 투자금 자체도 부족했었지만, 배운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접근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를 통해서 가치주에 눈을 뜨게 된 것으로 만족한다. 현재 주가는 130만 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절대주가는 높은 편이지만 액면가 5천 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 코스닥의 10만 원 이상 종목은 대부분이 액면가가 5백 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롯데제과는 여전히 저평가 종목이다. 자본금 71억 원, 상장주식 142만 주, 5%도 안 되는 유통비율을 생각하면 매매는 여전히 힘들다. 이 종목의 핵심 포인트는 '액면분할'이다. 그렇지 않아도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만일 그게 실현되면 폭발할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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