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에 난민을 할당시키는 유럽연합(EU) 정책의 시비를 묻는 국민투표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에서 추진됐으나 투표율이 50%를 밑돌아 무효가 됐다.
이날 헝가리에서는 난민할당제를 국회 동의 없이 받아들이겠느냐는 안건을 놓고 국민 투표가 치러졌다.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이 99.98%에 이른 가운데 공식 투표율은 43.91%로 집계돼 성립 조건이 되는 과반을 밑돌았다. 헝가리 국민 투표는 투표율 50%에서 한 표를 넘어야 성립된다.
이같은 결과에 이번 국민 투표를 주도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놀라운 결과라면서도 강경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보수 강경파가 집권한 헝가리는 EU가 각국 의회의 승인도 없이 난민을 강제로 떠맡겼다고 반발, 그 정책을 국민 투표로 부결할 생각이었다. EU에 도전장을 던짐으로써 역내에서의 발언권과 국내에서의 구심력 모두를 높일 셈이었다.
하지만 2일 투표에서 유권자의 참여율은 저조했다. 여당과 극우 지지자들은 투표했지만 노골적인 반 난민·반 EU 캠페인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기권을 호소했다.
이번 결과로 EU 내에선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원국의 민심이 EU의 정책을 부결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 외무장관은 “헝가리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