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ICT 산업 지나친 규제로 글로벌 경쟁력 위축돼”

입력 2016-10-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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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WEF 네트워크 준비지수 평가항목별 한국 순위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2015년 WEF 네트워크 준비지수 평가항목별 한국 순위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ICT 규제개선으로 규제평가점수가 1점 오르면 국가경쟁력 순위가 두 계단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ICT 경쟁력 국제비교 및 시사점-ICT 규제수준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ICT 산업의 하드웨어 부문 경쟁력은 높은 수준이지만, 규제부문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이 밝혔다.

지난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ICT 발전지수는 8.93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ICT 발전지수란 ICT에 대한 접근성, 이용도, 활용능력 등을 평가해 국가별 ICT 발전 정도와 역량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66개 ICT 회원국 대상을 평가한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유무선 전화 가입자 수, 유무선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 인터넷접속 가구비율 등 주로 하드웨어·인프라 부문에서 강점을 지녀 ICT 경쟁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ICT 산업발전에 필요한 핵심요소인 규제·제도 환경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ICT 발전도와 경쟁력을 평가한 세계경제포럼(WEF)의 네트워크준비지수를 비교한 결과 2015년 우리나라는 5.6점으로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부문별로 인프라 5위·정부활용도 4위, 사회적 영향력 4위로 높은 수준인데 반해, 정치·규제환경의 경우 34위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또 정치·규제환경의 하위지표 중 ICT 관련 규제 부문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지난해 5.1점을 기록해 7년 전인 2008년 6.0점 보다 하락했다. 사법부의 독립성은 3.8점으로 주요 ICT 경쟁국인 미국(5.2점), 일본(6.2점), 독일(5.8점)보다 낮았고, OECD 국가 평균 5.2점에 미치지 못했다.

지적재산권 부문도 4.2점을 기록해 고소득국가 평균치 4.9점보다 낮았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경우 하드웨어 부문의 ICT 경쟁력은 높지만 ICT 관련 규제 환경은 열악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ICT 관련 규제환경이 개선되면 ICT 관련 산업 경쟁력과 국가경쟁력(IMD)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OECD와 G20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ICT 관련 규제개선으로 규제평가점수가 1점 오르면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평가 점수가 약 4.5%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6년 우리나라의 IMD 국가경쟁력 평가점수는 7만4195점으로 29위인데, 규제 점수가 1점 개선될 경우 평가점수는 7만7534점까지 상승해 순위가 2단계 오를 것(27위)이란 분석이다. 이는 27위(7만8716점)를 기록한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다.

ICT 관련 규제점수가 높을수록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 요소 중 ICT 산업과 연관돼 있는 사업고도화, 혁신전문화요인 등의 경쟁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신 한경연 연구위원은 “ICT 규제가 완화되면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ICT의 활용과 융복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환경은 아직 여의치 않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규제가 ICT 산업과 IC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의 ICT 글로벌 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위치정보보호법, 외국기업의 전자지급결제업자 등록 불허, 인터넷 삼진아웃제와 특수 OSP(Onlince Service Provider) 필터링 의무 등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라며 “국제적 규제 완화 흐름에 역행하는 ICT 규제체계를 재정비해야 하고 표현의 자유와 창의가 발현될 수 있도록 정부규제보다 민간 협의체를 통한 자율규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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