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당 전 거래일 대비 45전 올라 101.34~37엔에 거래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위기에 직면한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우려가 후퇴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 안전자산인 엔 매도가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오전 일본은행이 발표한 대형 제조업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 단기 경제 관측 조사(단칸)에서 9월 지수가 시장 예상을 다소 밑돈 것도 엔화 매도를 자아냈다. 9월 대형 제조업 단칸지수는 6으로 2분기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의 사전조사에서는 제조업이 7, 비 제조업이 18이었다.
미즈호증권 투자 정보부의 스즈키 겐고 수석 FX 스트래티지스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가 다시 피어 오르기 시작했지만 원유 감산 합의나 도이체방크의 벌금 감액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어 눈앞의 리스크는 다소 꺾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102엔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는 도이체방크 주가가 급등했다. 모기지 담보부 증권(RMBS)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대한 벌금을 140억 달러에서 54억 달러로 줄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반응한 것이다. 더불어 도이체방크가 이번 주 직원 대표와 비용 절감책에 합의, 독일에서 약 1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보도도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리스크 후퇴에 일조했다. 덕분에 이날 일본증시도 1%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에다 할로의 오노 나오히토 외화 보증금 사업부장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신용 불안 우려는 누그러졌지만 유가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유럽 은행의 재무 불안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