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유심(USIM·가입자인증칩)의 판매가격을 구매원가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는 USIM 개발부터 판매까지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있어 가격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USIM 1개당 3000~4000원 수준에서 구매해 8800원에 판매하면서 지난 4년간 7500억 원의 매출성과를 올렸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 3899억 원, KT 2050억 원, LG유플러스 1609억 원 순이다.
현재 이통3사에서 구매하고 있는 USIM 1개당 매입원가는 4000원 이하로 전해졌다. 이를 이통3사는 소비자들에게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국내 USIM 가격은 높은 편이다. 스페인 모비스타(Movistar)와 영국 EE는 USIM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오렌지(Orange)는 4863원, 호주 텔스트라(Telstra)는 1681원 등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 중이다.
이통사의 USIM 가격 뻥튀기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 18일 과천청사에서 미래부가 이통3사 대외협력담당들과 ‘USIM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판매가격을 현재보다 2000원 인하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통3사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USIM 구매원가와 별개로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말기가 출시될 때마다 새로운 USIM 개발에 투자비를 일부 지원하고 유통과 관리비용까지 고려하면 판매가격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