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CIO에게 듣는다] “안정적 수익 달성 가능한 마스터리스 실물자산 주목”

입력 2016-10-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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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 신인수 건설부문 부이사장

▲군인공제회 신인수 건설부문 부이사장.
▲군인공제회 신인수 건설부문 부이사장.

군인공제회는 2015년부터 기존에 하나였던 자금운용부서를 금융과 건설부문으로 나눴다. 건설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 건설부문은 산하에 사업개발본부와 사업관리본부를 두고 있다. 사업개발본부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사업관리본부는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을 관리하면서 부실 사업을 정상화하거나 매각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신인수(56) 군인공제회 건설부문 부이사장은 2015년 조직이 처음 생긴 때부터 지금까지 해당 부문의 자금운용을 맡고 있다. 그가 맡고 있는 자금만 2조9000억 원 규모다.

신 부이사장은 4일 서울 도곡동 공제회 본회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시공사가 책임을 다할 것이란 신뢰가 있고 담보가 있는 건설 사업에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건설 경기가 호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 투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 일부에서 손실을 봤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인 영향도 있지만 시행사나 조합과 함께 직접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사업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경우도 많았다.

신 부이사장은 취임 직후 사업 파트너 기준부터 바꿨다. 그는 “이전에는 건설 시공순위 상위 30개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곳에 오자마자 한 달 만에 상위 1~5위만 시공사로 하도록 변경했다”고 말했다.

시공비는 올라갈 수 있지만 준공 이후 애프터서비스나 건설사의 부도위험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기준 변경이 사업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신 부이사장은 “회원들이 주택을 분양받을 때 부동산의 가치 상승을 고려하고 있는 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단순 PF나 개발사업에 직접 투자했지만 지금은 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며 “단독 투자보다는 타 기관과의 공동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LH공사의 토지를 매입해 주택개발리츠를 시행하고 있는 영종 하늘도시와 양주 옥정지구 아파트 개발사업에 펀드와 리츠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신 부이사장은 “LH는 준공 후 감정평가 대비 86.5~88.5%의 저렴한 수준에 미분양 공동주택을 매입하고 있다”며 “시공사는 LH의 매입 확약에 따라 최소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고 분양률에 따른 공사비 조정으로 투자자에게는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 부이사장은 올해 4분기(10~12월)와 내년에 주목하는 투자 분야로는 우량 임차인이 마스터리스(master lease·장기 임매한 뒤 재임대하는 사업방식)한 실물자산(오피스, 리테일 물류창고 등)을 꼽았다.

그는 “대체투자 선호로 인한 가격 상승,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오피스 공급 증가에 다른 공실 리스크를 고려하면 실물자산을 통한 수익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량 임차인의 마스터리스가 있는 경우 일시적인 시장 위축으로 가격이 하락해도 안정적인 수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 부이사장은 또 “안정적인 인허가가 가능한 국가나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정책사업과 같은 안정성이 확보된 PF사업에는 꾸준히 참여할 예정이다. PF사업도 과거에 비해 금융 구조화 기법을 활용한 채권 보장 등 투자 환경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택구매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부이사장은 “최근 몇 년간 분양시장 활성화로 미분양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다만 과거 금융위기 학습 효과로 급격한 주택경기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택구매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에서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한 만큼 부동산 경기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신 부이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수도권 위주의 우량사업지를 선별 검토할 것”이라며 “분양 경기 하락 우려에 따라 금융구조화를 통해 투자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신 부이사장은 두산건설을 거쳐 남광토건 토목사업본부장, 다산컨설턴트 베트남지사장, 대구동부순환도로 대표이사, 코스화인 대표 등을 역임한 건설 전문가다. 2014년 12월 31일 군인공제회 건설부문 부이사장에 선임됐다.

군인공제회 건설부문은 최근 5년간 종결한 사업에서 우수한 수익률을 냈다. 이 기관이 2012~2016년 8월 중 종결한 사업은 PF 및 펀드 부문이 13건, 시행이 2건 등 모두 15건이다. 이 중 PF 및 펀드는 화성 반월동 SK아파트(300억 원 투자), 군자신도시 아파트(500억 원), 고양 삼송지구 지식산업센터(405억 원) 등 모두 4204억 원을 투자해 537억 원(수익률 12.8%)의 수익을 거뒀다.

수원 광교신도시(1514억 원), 서울 회현동(3272억 원) 등 2건의 시행사업에서는 총 4786억 원을 투자해 1285억 원(26.8%)의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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