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J약사의 시장탐구에서는 두차례에 걸쳐 제넥신의 GX-H9와 GX-E2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GX–E2 (http://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506), GX–H9 (http://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747). 이번에는 제넥신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마지막으로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인 GX-188E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HPV(Human Papilloma Virus)에 대하여
HPV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파포바바이러스과(Papoavaviridae family)에 속하는 이중 나선상 바이러스(ds DNA Virus)이다. 알려진 종은 100여가지가 넘으며,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나눌 수 있다. 고위험군 바이러스 중 가장 주요한 발암성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6번 바이러스와 18번 바이러스이고 이들은 자궁경부암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된다. 6번, 11번 등의 저위험군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에 사마귀 또는 곤지름을 일으키는 정도다. 정상적인 성 생활을 하는 여성의 8할이 일생에 한번쯤은 이러한 HPV군에 감염된다.
생식기 사마귀에 대한 치료는 고식적 제거방법인 포도필린(Podophyllin)이나 5-FU(5-Fluorouracil)과 같은 세포독성 물질이나, 인터페론(interferon) 등의 사이토카인(cytokines)류 약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고위험군인 무증상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약리학적 치료법이 없다.
자궁경부암과 자궁경부전암에 대하여
자궁은 체부(corpus)와 경부(cervix)로 구성되는데, 질과 연결된 자궁경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이며 여성 암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 감염이고, 자궁경부암 환자는 99%이상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완치율이 급격히 감소한다.
자궁경부전암은 HPV가 다른 조직으로 퍼지지 않고 자궁경부에만 머무르며 이형세포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자궁경부암의 전조상태라 말할 수 있다. 감염에 의해 자궁경부의 상피세포에 변화가 생겨 ‘자궁경부 상피 이형성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HPV 감염자중 약 15%정도가 자궁경부전암으로 발전한다. 우리나라 여성인구를 2500만명이라고 두었을 때 그 중 18%(450만명) 정도가 HPV에 감염되어 있고, 감염자 중 15%(67.5만명)이 자궁경부전암으로 발전한다. 또한 자궁경부전암 환자의 90%는 2년 내 자연 치유된다.
자궁경부전암 – 자궁경부상피내종양(Cervical intraepithelial neoplasia)은 약자로 ‘CIN’이라 기술할 수 있으며 단계별로 CIN I, CIN II, CIN III로 구분될 수 있다. ‘자궁경부전암 - CIN’은 제넥신 GX-188E의 주요 적응증이며 이 글에서 계속 나오므로 기억하고 읽기 바란다.
CIN I은 약한 이형성단계(Mild dysplasia)이며, 1년 이내에 HPV에 감염된 환자들에 대하여 2년정도 경과를 지켜보며 자연치유를 기대하는 것이 치료법이다. CIN I단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불분명하거나, 이 단계가 2년 이상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반면 CIN II, CIN III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원칙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에는 냉동치료, 전기소작술, 레이저소작술, LEEP(전기루프)제거술 그리고 원추절제술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LEEP 또는 원추절제술로 수술이 진행된다. 이러한 수술적치료는 어쨌든 HPV에 감염되어 이형성이 일어난 자궁경부의 일부를 물리적으로 도려내는 것이라, 재감염 및 임신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부작용으로 갖고 있다.
자궁경부전암이 최종적으로 침윤성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확률은 CIN I-1%, CIN II-5%, CIN III-12% 정도이며 평균적으로 이형성 진행이 된 다음 15년 후 발병하게 된다.
기존의 백신 및 치료
자궁경부암은 기본적으로 HPV,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백신접종을 장려하고 있다. 예방 백신의 종류로는 MSD사의 가다실과, GSK사의 서바릭스가 있으며 이들은 4가백신으로, 유전자재조합 HPV 11형, 16형, 18형, 6형 L1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MSD는 9종의 HPV에 대한 예방을 위해 9가 백신인 ‘가다실9’을 국내 출시하였다. 이는 또 다른 고위험군 HPV 31, 33, 45, 52, 58형 감염에 대해서도 예방이 가능하다.
이처럼 시장에는 예방백신으로서 가다실과 서바릭스가 출시되어 판매 중에 있지만, 감염으로 인해 이미 이형성증이 진행된 환자들을 위한 ‘치료백신’은 없는 실정이다.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 제넥신의 GX-188E
GX-188E는 제넥신이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DNA기반,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으로 환자에게 면역반응을 유도하여 HPV로 인한 전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혁신신약이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기전은 다기능 킬러T 세포를 생산하고 활발히 활동하도록 유도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신의 세포나 암세포를 골라내 파괴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넥신은 GX-188E에 대해 CIN III, CIN II/III 및 자궁경부암 세 적응증에 대하여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CIN III와 CIN II/III는 현재 임상 2상 진행중이며, 자궁경부암에 대해서는 1상 단계에 있다.
제넥신의 GX-188E는 타사의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에 비해 임상진척도는 늦은 편이지만, 효능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기 때문에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표를 살펴보면, GX-188E가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중 유일하게 5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는 것과, 오직 GX-188E만이 병이 가장 크게 진행된 CIN III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21일, 제넥신은 GX-188E 임상 2상시험 중간발표를 하였는데, CIN III환자 72명을 대상으로 백신 투여 후 20주가 지난 33명의 환자 중 20명(61%)의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36주까지의 관찰로는 67%의 결과를 보였다. 2상 중간결과를 반영하더라도 타 경쟁물질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GX-188E는 자궁과 상관없이 HPV를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외음부상피내종양, 항문내상피내종양, 두경부암, 구강암 등 다른 적응증으로도 확대가 가능하다.
INOVIO의 VGX-3100과 제넥신 GX-188E
INOVIO Pharmaceuticals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유전자 치료제 생산업체이다. INOVIO는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으로 VGX-3100을 개발하고 현재 3상단계에 있다. VGX-3100은 HPV type 16, 18의 E6, E7 단백질을 타겟하여 HPV를 제거하는 기전을 갖는다. 제넥신의 GX-188E와 마찬가지로 근육주사제형이며 주입에 있어 전기천공법 등이 사용된다.
INOVIO의 VGX-3100의 2상 결과는 자궁경부전암 2단계 및 3단계 환자들(CIN II/III) 107명에서 위약군(30.6%)대비 49.5% CIN I으로의 진행 또는 완치의 결과를 보인 바 있다. 현재까지의 임상결과 데이터를 절대비교 해보면, 제넥신 GX-188E의 결과가 월등한 수준이다. 제넥신은 CIN III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CIN I로의 진행은 포함치 않은 오롯이 완치율만을 결과에 포함시켰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GX-188E의 가치가 VGX-3100이상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INOVIO사의 VGX-3100은 영국의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에 8000억원 수준으로 기술이전 된 바 있다.
마치며
이 원고를 쓰는 중, 16/09/29, 한미약품이 표적 항암신약 HM95573의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 다음날 16/09/30,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라이선스 아웃 한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 반환이 있었다.
한미약품이 일으킨 순풍과 역풍 사이에서, 제약/바이오 섹터는 역풍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그래도 제넥신에 투자하는 많은 주주들의 바람은, 제넥신이 제 2의 한미약품의 길을 걷는 것이다. 제넥신의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시장에 좋은 기운을 더해주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