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안에 시행키로 한 선강퉁은 단순히 투자 가능한 시장이 늘어났다는 것뿐 아니라 중국의 증시 개방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중국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자본시장 개방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했다.
5일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중국은 1992년부터 현재까지 25년간 4개 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식시장을 개방했다.
1단계 개방은 1992년 B주 시장의 개설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상하이와 선전에 개설한 시장이다. 초반에는 외국인들만 투자 가능했지만 점차 내국인에게도 개방했다. 현재 B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은 총 109개다. 중국 증시의 개방도가 확대되면 B주 시장은 A주와 통합되거나 시장 자체가 폐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으로 중국은 본토 기업을 해외에 상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를 2단계 개방으로 본다. 1992년 칭따오맥주가 홍콩 증시에 처음 상장됐고 이어 4대 국유은행, 2대 석유화학 기업 등이 홍콩 증시에 대거 상장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처럼 홍콩 외 시장에 다양하게 상장하고 있다.
3단계 개방은 외국인 기관투자들에게 A주 시장(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전용 주식)을 개방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02년 QFII(적격해외기관투자자)제도를 통해 외국 기관투자자에 A주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현재까지 QFII 자격을 가진 해외 기관은 299개, 총 허용한도는 800억 달러(5300억 위안)를 상회한다.
QFII 이후 제도가 RQFII(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이다. 홍콩의 위안화 예금을 활용할 목적으로 2011년에 도입했다. 해외 적격투자기관에 RQFII 자격을 부여하지만 쿼터를 위안화로 배분한다. 현재까지 205개 해외 기관이 RQFII 자격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총 허용한도는 5000억 위안이다. QFII와 RQFII는 우선주, 채권, 펀드, 선물, AB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에게 A주 시장을 열어준 4단계 개방은 가장 최근에 이뤄졌다. 먼저 2014년 11월 후강퉁이 시행됐다. 상하이-홍콩 시장 연계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상하이 A주에 투자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에 시행을 앞둔 선강퉁은 선전-홍콩 시장의 연계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심천 A주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후강퉁과 선강퉁 총 한도를 없애는 등 향후 개방 수준을 더욱 빨리 높여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글로벌에서 중국의 위안화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위안화의 기축통화 위상을 수립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시장을 개방해 위안화가 유통·결제에 광범위하게 쓰이도록 하려는 것이고 후강퉁과 선강퉁이 바로 그 수단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