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모레퍼시픽의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입력 2016-10-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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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산업1부 기자

‘사상 최대 실적’, ‘K-뷰티를 이끄는 일등공신’, ‘글로벌 브랜드에 기술 전수한 토종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따라다니는 화려한 수식어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한 행보 뒤에는 갑질 논란, 제품 안전성 논란이라는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제품 안전성 논란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가 크다. 지난달 말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 성분이 검출되면서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이제서야 적발과 회수 조치 등이 이뤄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는 이 성분이 엄격히 금지됐음에도 입에 들어가는 치약에 쓰였다는 사실은 국민을 충분히 분노케 했다.

물론 아모레퍼시픽의 잘못만 비난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이런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에선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치약 등의 보존제로 사용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15ppm까지 치약 제조에 사용하는 걸 허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국민들을 다독이는 데만 급급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대다수 소비자가 직접 제품 환불 문의를 위해 아모레퍼시픽 고객센터에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환불 조치는 내렸지만,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은 별도로 계획도 하고 있지 않다.

문제가 된 제품을 회수만 하겠다고 나선 행동은 무책임할 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사과와 환불 조치에 앞서 이번 가습기 살균제 치약 사태에 대한 소비자의 분노를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노력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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