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시간 20분, 10만여 발 불꽃쇼 위해 60억 투자… ‘한화 불꽃축제’ 준비 현장 가보니

입력 2016-10-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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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선착장에 떠있는 ‘한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 바지선.  (오예린 기자 yerin2837@)
▲선유도 선착장에 떠있는 ‘한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 바지선. (오예린 기자 yerin2837@)

안개가 자욱이 낀 구름다리를 건너 도착한 한강 양화대교 중간 선유도 선착장에는 크기가 다른 대형 바지선 5척이 늘어서 있었다. 바지선 위에는 화약을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 인력들이 한화를 상징하는 주황색 조끼를 입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5일 서울 선유도 선착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것은 내려가는 입구에 있는 출입금지 안내판과 차단 띠였다. 이를 통과해 보안요원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자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휴대전화에서 발생되는 전파로 인해 불꽃이 발사될 수 있다”면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켰다.

한화는 8일 오후 7시 20분부터 오후 8시 40분까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약 1시간 20분 동안 10만여 발의 불꽃을 하늘에 쏘아올리는 ‘한화와 함께하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진행한다. 2000년에 시작된 불꽃축제는 올해로 14번째다.

올해 불꽃축제는 일본, 스페인, 한국 총 3개국 대표 불꽃팀이 참여해 ‘마법 같은 불꽃’이라는 주제에 맞춰 각 나라의 특성을 살린 불꽃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화와 함께하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 중인 현장 직원이 불꽃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와 함께하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 중인 현장 직원이 불꽃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축제를 3일 앞둔 선착장 안은 축제 준비 현장이라기보다 흡사 공사현장 같았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안전모를 착용한 인력들은 화약과 전선을 옮기는 작업으로 분주했고, 바지선의 수평을 맞추고자 바지선에 물을 넣는 기계 소리로 시끄러웠다.

현장에서는 이번 불꽃축제에 참여하는 일본과 스페인팀의 불꽃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불꽃 공연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팀의 야스유키 카바사와는 “올해 최초로 컴퓨터 발사기를 사용해 폭죽을 터뜨릴 예정”이라며 “일본의 전통적 폭죽과 최신기술의 콜라보를 즐겨달라”고 말했다.

올해 최초로 우리나라 불꽃축제에 참가하는 스페인팀의 하비에르 갈란은 “연간 600개 쇼를 선보였고, 지난 5년간 에펠탑의 불꽃축제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며 “올해는 전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모던한 음악, 한국음악 등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불꽃축제에서 일본팀은 유선 발사기를 이용해 타상불꽃(100m 이상 올라가는 불꽃)으로 화려한 쇼를 선보이며, 스페인은 무선 발사기를 이용해 장치불꽃(100m 이하 불꽃)으로 음악비트에 맞춘 아기자기한 불꽃 쇼를 펼칠 예정이다.

각각의 팀이 선보일 불꽃쇼의 내용이 다르듯 터트릴 불꽃들의 모양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일본팀의 타상불꽃은 수직으로 세워진 케이크였고, 스페인의 장치불꽃은 점화하면 바로 나갈 수 있게 케이크가 각도 조정이 돼 있었다.

현장 직원들은 케이크의 원형의 화약을 넣고 추진제의 점화호를 뽑아 모듈에 하나씩 꼽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0만여 개의 불꽃이 모두 한개씩 사람 손을 거쳐 모듈과 연결해야만 불꽃이 점화될 수 있다.

▲‘한화와 함께하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 중인 현장 직원이 불꽃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와 함께하는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 중인 현장 직원이 불꽃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문범석 한화불꽃프로모션팀 차장은 “전체 100명의 스태프가 아침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주일 동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며 “모두가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불꽃 놀이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음악과 성우 내레이션을 꼽았다. 올해 한화는 해외팀에게도 한국 음악을 꼭 한 곡씩 공연에 넣어달라고 요청했으며, 성우 내레이션을 통해 멀리있는 사람에게도 불꽃 놀이의 생생함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성우의 내레이션과 음악은 라디오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올해 총 한화가 불꽃놀이에 투자한 돈은 약 60억 원이다. 문 차장은 “해외 팀을 섭외하는데 각각 약 2억 원이 들어갔고 그 외에 바지선 비용, 운송비, 부대비용 등을 합하면 약 30억 원이 불꽃쇼 연출에 들어갔다”며 “나머지 비용은 오전에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불꽃마을을 조성하는데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불꽃마을은 불꽃쇼 개막전인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 사이에서 열린다. ‘불꽃놀이터’, ‘불꽃로드’, ‘불꽃광장’, ‘불꽃마켓’, ‘불꽃극장’ 총 5개 존으로 구성된 불꽃마을은 시민참여 체험이벤트, 퍼레이드 퍼포먼스, 푸드트럭과 플리마켓 등을 운영한다.

문 차장은 “올해는 타워불꽃, 볼케이노불꽃, Two Step UFO 불꽃, 글자불꽃 등 재미있는 모양의 불꽃들이 대거 선보여질 예정”이라며 “많은 분이 불꽃 놀이를 찾아서 감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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