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분자기계’ 개척 장-피에르 소바주 등 3명,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

입력 2016-10-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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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근육ㆍ나노머신 등에 응용될 수 있어…“1830년대 전기모터의 발명과 맞먹는 업적”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분자기계 시대를 연 장-피에르 소바주 등 세 명의 과학자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출처 노벨위원회 트위터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분자기계 시대를 연 장-피에르 소바주 등 세 명의 과학자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출처 노벨위원회 트위터

올해 노벨 화학상의 영예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인 분자기계 시대를 연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1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의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와 J. 프레이저 스토다트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베르나르트 L.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겐대 교수 등 세 명을 선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은 분자기계의 구조를 규명해 나노미터 사이즈의 분자에서 화학적 에너지를 기계적 동력과 움직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며 “화학자들이 스위치에서 모터에 이르는 각종 분자기계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분자기계는 기계적인 일을 수행하거나 유용한 물질을 조립할 수 있는 분자의 집합체로 나노머신과 인공근육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가 1983년 두 개의 링 모양 분자를 연결해 ‘캐터네인(catenane)’으로 불리는 체인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분자기계의 역사가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분자는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는 강력한 공유 결합에 의해 연결돼 있지만 이를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로운 체인 형태로 바꾸면서 기계 조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분자기계의 두 번째 단계는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가 1991년 실 모양의 분자에 고리 모양 분자가 구슬과 실처럼 꿰어진 형태의 ‘로탁세인(rotaxane)’을 개발하면서 이뤄졌다. 그는 고리 모양 분자가 다른 분자를 축으로 움직이는 장면을 시연했다.

베르나르트 페링하 교수는 분자모터를 처음으로 개발한 과학자다. 그는 1999년 분자 모터날개를 같은 방향으로 계속 회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분자모터를 이용해 이보다 1만 배 큰 유리 실린더를 돌려보이는가 하면 나노자동차를 고안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분자모터는 1830년대 전기모터의 발명과 맞먹는 업적”이라며 “전기모터가 전동열차와 세탁기, 각종 송풍기와 음식 가공설비의 개발로 이어졌듯이 분자기계는 신소재와 센서, 에너지저장 시스템의 개발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영국 가디언은 올해 노벨상은 스코틀랜드 과학자들이 휩쓸고 있다며 프레이서 스토다트 교수는 1942년 에든버러에 태어났으며 전날 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마이클 코스털리츠와 데이비드 사울리스도 스코틀랜드 태생이라고 전했다.

베르나르트 페링하 교수는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마치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와 같은 기분”이라며 “수상의 기쁨을 학생과 박사후 연구원 등 나의 팀과 함께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자기계가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우리가 그런 나노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반대로 모든 종류의 안전 장치도 구축할 수 있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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