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하 미성년자가 보유한 주식 총액이 1조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만 연 166억 원에 이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 KEB하나은행 및 KB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미성년자 보유 상장회사 주식현황 및 배당액’ 분석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보유한 주식수는 모두 1억1432만 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은 1조2807억 원, 연간 배당금은 166억7000만 원이다.
연령별로는 8~13세가 미성년자 전체 주식 총액의 42.88%에 해당하는 5491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미성년 주주 중 초등학생 주식부자가 가장 많은 셈이다. 중·고등학생인 14~18세는 3899억 원, 아직 학교 입학 전인 0~7세는 3416억 원이었다.
반면 주식 배당금은 총 166억 원 중 절반에 가까운 79억1000만 원(47.5%)이 중·고등학생 주주의 몫으로 돌아갔고, 8~13세 57억9000만 원(34.7%), 0~7세 29억7000만 원(17.8%) 순이었다.
미성년자 보유 주식은 대기업 위주였다. 총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미사이언스(주)’가 5464억 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주식회사 지에스 △삼성전자 △서울제약 △보광산업 △(주)케이씨씨 △삼성물산(구 제일모직) △대림비엔코 △현대자동차(주) △(주)삼양홀딩스 등의 순이었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보면 이들 미성년 주주는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을 것이라는 게 민 의원의 설명이다.
민 의원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직업이나 경제력으로 인해 수저 등급이 결정된다는 소위 ‘수저 계급론’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의 주식 취득과정에서 불법·탈법·편법 등의 발생 여부에 대해 당국의 주의 깊은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성년자 보유 주식이 4조9000억 원에 달한다는 지난 9월 언론 보도는 잘못된 자료에 의한 통계 오류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