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0대 국회 남은 국정감사 일정을 놓고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주도권을 쥔 야당은 각종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예고한 반면, 여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국감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야권은 9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 등 쟁점에서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의 의혹과 대통령 해외 순방을 활용한 이권 획득 사실이 드러났지만 청와대는 침묵하고 새누리당은 방해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 최순실·차은택 등 핵심 관계자의 증인채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복지부동이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국감 후반전에 접어든 만큼 초반에 제기된 의혹의 끝장을 볼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도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정부와 경찰은 고귀한 한 사람의 죽음 앞에 부검을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도 “우리 당은 특검을 성사시켜 백 씨 사망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야권의 의혹제기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차단하는 한편, 국감에 집중할 것을 주장할 방침이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야당은 해마다 국감을 진행하면서 정책에 대한 국감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를 억지로 만들어 정부를 흠집 내려는 데 포인트를 맞추고 접근한다”면서 “이제는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감이 일주일 남았는데 남은 기간만이라도 정부정책의 실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감다운 국감을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 전체가 공감하는 국감을 해야 하는데, 야당이 정치공세로 국감을 변질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이 대단히 불쾌해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여야는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팽행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관련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지난주 파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증인 소환을 위한 사전 통보 시한이 넘어갔음을 내세워 야당의 증인채택 요구를 들어줄 수 없음을 강조했다. 다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증인 출석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의원총회에서 “우 수석의 국회 출석은 앞으로 꿈도 꾸지 말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