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상장연기… 두산인프라코어 투기등급 강등위기

입력 2016-10-10 09:51 수정 2016-10-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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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 늦춰질 듯

두산밥캣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두산그룹마저 흔들리고 있다. 당장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두산밥캣의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BBB)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위기에 처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0일 “두산밥캣의 기존 증권 신고서를 철회하겠다”며 “수정된 증권신고서를 통해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의 상장을 철회한 것은 지난 6~7일 실시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결과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두산 측은 희망 공모가를 4만1000 원~5만원으로 정했지만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이 3만 원 초중반에서 2만 원대를 적정 가격으로 제시했다. 희망 공모가의 상단과 견주면 반토막 수준이다.

두산밥캣의 상장 철회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 자회사의 재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이번 상장을 추진하면서 희망 공모가를 주당순자산비율(PBR)을 1.8배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최저 PBR 0.8배 수준인 2만5000 원을 적정 가격으로 평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헐값 매각 부담을 안고 두산밥캣의 재상장을 추진하기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두산밥캣의 상장이 연내에 재추진되도 유입 현금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두산밥캣이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에 1조 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66.6%, 두산엔진은 11.8%의 두산밥캣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신평사들은 이 두 회사에 이같은 현금이 유입될 것을 가정해 그동안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일부 신평사는 두산 계열사들에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이 크게 줄면 신용등급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가 BB인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11%, 순차입금의존도는 39%다.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밥캣 상장 가능성이 작아지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두산밥캣 상장 무산은 해당 계열사들의 하향 조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악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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