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버블 논란 긴급진단] ①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오나…잇단 경고음

입력 2016-10-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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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중국의 GDP 대비 주택 가치 비율, 서브프라임 미국의 2배 이상”…왕젠린 “사상 최대 버블”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 가치 비율. 검은색-미국 /연한 빨간색-일본 /회색-홍콩 /빨간색-중국. 출처 HSBC홀딩스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 가치 비율. 검은색-미국 /연한 빨간색-일본 /회색-홍콩 /빨간색-중국. 출처 HSBC홀딩스

중국 부동산시장의 지나친 과열에 잇단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최근 주택 가격 급등에 월가 전문가들이 중국시장을 다시 주목하게 됐다.

HSBC홀딩스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현 상황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미국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HSBC는 전체 주택 가치와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런 결론을 도출해냈다. 중국에서 지난 2010년 2월 부동산 버블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GDP 대비 주택가치 비율은 3.27배에 달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기 직전 홍콩의 3.04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시장이 완전히 통제불능에 빠지기 직전에 규제안들을 도입했고 다행히 이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증시 폭락과 경기둔화, 자본유출 압력에 대응하고자 규제를 풀면서 다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대출은 11조7000억 위안(약 1945조2400억 원)으로, 정부가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펼쳤던 2009년을 넘어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 신규대출이 7조5000억 달러에 달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깰 기세다. HSBC는 상반기 신규대출의 46.6%를 모기지가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이 다시 앞다퉈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2010년을 뛰어넘는 버블이다. HSBC는 올해 말 중국의 GDP 대비 주택 가치 비율이 3.7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열기가 정점을 이뤘을 때 기록한 1.75배의 배 이상이라고 HSBC는 거듭 강조했다. 여전히 중국은 1990년 일본 버블이 정점에 달했을 때와 현재 홍콩에 비해서는 그 비율이 낮다. 그러나 HSBC는 “일본은 버블 정점기에 1인당 GDP가 3만 달러로 미국의 2만5000달러를 능가했다”며 “중국은 여전히 1인당 GDP가 1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부동산 버블은 일본의 1990년대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 그 충격을 견디기 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도 최근 비슷한 의견을 표명했다. 도이체방크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부동산 버블 신호가 확실히 보이고 있다”며 “이는 향후 2년에 걸친 냉각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 집값은 너무 비싸 실수요자가 살 수 없는 지경에 달해 주택 공급과잉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 투기 열풍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중국 최대 부자이자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의 경고는 더욱 직설적이다. 그는 지난달 말 미국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사상 최대 버블을 맞고 있다”며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주택시장의 양극화다.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는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는데 수천 개에 달하는 소도시는 사람들이 입주하지 않아 텅텅 빈 주택들이 쌓여 있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온갖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좋은 솔루션은 나오지 않았다고 왕젠린은 지적했다.

이어 “전체 경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레버리지(차입)를 너무 많이 줄이면 경제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다.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부채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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