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말인사] 삼성 ‘갤노트7’ 발화·현대차 ‘노조 파업’·롯데 ‘검찰수사’ 파장… “나 떨고 있니”

입력 2016-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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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말인사 ‘칼바람’ 예고

연말연시 인사 시즌을 앞두고 재계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임원 인사평가에 돌입했다. 삼성의 스마트폰 발화와 LG의 스마트폰 부진, 현대자동차의 장기파업에 따른 손실, 롯데의 검찰 수사 등 올해는 재계 곳곳에 유난히 악재가 많아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실적 둔화와 각종 사안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정의 칼’을 가는 셈이어서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다소 시기를 앞당겨 지난달부터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위 임원에 대한 실적 평가에 착수했다. 통상 삼성 전 계열사는 12월 인사와 조직개편,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앞두고, 10월부터 경영성과 취합과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또 이를 10월 말까지 미래전략실에 제출하고 타당성 점검 후 최종 사업 계획안을 확정한다.

올해 삼성그룹의 인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와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따른 영향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조 단위 손실을 불러온 배터리 문제의 당사자인 삼성SDI뿐만 아니라, 품질관리 부문에서 허점을 드러낸 삼성전자 IM부문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복귀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이어질 사업 재편과 인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품질경영에 초점을 맞춘 임원인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R&D와 기술 부문에서 전체 승진자의 43%가 나왔다. 다만 1년 넘게 해외 출장을 나가지 않던 정몽구 회장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쇄신 차원의 깜짝 인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치 813만 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극심한 노사분규로 실적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그룹은 이달 말부터 임원평가에 들어간다. 작년에는 10월 말부터 11월 임원평가를 하고 12월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12일 전 계열사 핵심 임원을 소집해 여는 CEO 세미나를 앞두고 최태원 회장이 일하는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 자산효율화 혁신 방안을 가져오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평가가 임원인사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통상 11월 초에 계열사별로 최고경영자와 사업본부장들이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1대 1로 올해 성과와 내년 계획을 보고하는 업적보고회를 연다. 이를 통해 11월께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다. 업계에서는 10월 중순부터 임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임원에 대한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LG그룹의 인사 풍토를 감안할 때, 강한 문책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수다.

롯데그룹의 임원인사도 관심거리다. 신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려해 쇄신보다는 안정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난 홀로서기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들이 수두룩한 데다 비리 연루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 등을 받은 임원도 있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광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GS, 한화, 한진그룹의 경우 인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포스코는 올해 철강업계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도 받고 있어 쇄신 인사의 가능성도 있다. 더군다나 포스코는 현재 권오준 회장을 비롯해 70명 안팎의 등기·미등기 임원 중 90%의 임기만료가 내년 3월이다.

GS그룹은 임원평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임원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인사 기조에 따라 임원 교체가 많지 않으리란 시각이 우세하다.

한화그룹은 11월경 다른 기업들에 맞춰 임원평가를 하며 12월 초에 정기인사를 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철저하게 성과주의에 따라 임원인사를 단행한 만큼, 올해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사이 진행된 인수·합병(M&A)에 맞춰 조직 재편이 이뤄질지 관심사다.

한진그룹은 인사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한진해운 법정관리 돌입 이후 그룹 전반을 추스르는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매년 1월에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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