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가수 조영남 "정치인 자서전도 대부분 대필"… 사기혐의 부인

입력 2016-10-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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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작가가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1) 씨가 첫 재판에 나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오윤경 판사는 1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 씨의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 조 씨 측은 "작가가 100% 다 그렸다고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하는데, 일부 도움을 받았다고 일일이 고지할 의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인 자서전은 거의 대부분 대필인데 이걸 소비자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나, 서점에서 고지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매자를 속이려고 한 고의가 없었다는게 조 씨 측 주장이다.

향후 재판은 사실관계보다 법리다툼을 중심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조 씨 측은 검찰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조 씨 측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예술계 관행에 대한 전문가 진술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의견서를 따로 제출하기로 했다. 또 "예술계에서 저작권법 위반 사건은 많은데, 사기 사건은 선례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척한 모습의 조 씨는 피고인석에서 자신의 생년월일과 직업, 주거지를 밝혔다. 조 씨는 재판이 끝난 직후 만난 기자들에게 "나는 생리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아니고, 외국에서는 조수를 쓰는게 관행이라고 들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 씨는 작가 2명이 그린 작품 21점을 자신이 모두 완성한 것처럼 판매해 1억 5000만 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 씨는 한 작품당 10만 원씩 지급하거나 시간당 1만 원씩 건네는 방식으로 대가를 지급했고, 이렇게 넘겨받은 작품은 수백만~수천만 원대 가격으로 거래됐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재판을 받던 조 씨는 재판관할권 이송 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증거조사로 진행되는 다음기일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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