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위기의 대한민국호 '바이오'에 새로운 기회있다

입력 2016-10-11 07:56 수정 2016-10-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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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김태순의 바이오 읽기①]"셀트리온·한미약품 성공신화 재연 가능하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경공업부터 중공업까지 대한민국의 고도 성장기를 이끌었고 이제 50대에 이른 우리 선배들은 민주화를 통해 누구나 할 말은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전형적인 X세대인 필자는 부모님과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환경을 바탕으로 한 IT강국이라는 성공신화를 경험했지만 동시에 IMF라는 고도 성장의 버블이 꺼지는 현실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새롭게 대한민국을 이끌 후배들에게 부모님 및 선배들에게 받은 혜택을 잘 전달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동시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의사이면서 바이오산업 현장에 몸 담고 있는 필자가 바이오의 과거, 현재 및 미래에 대해 말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20년대 페니실린의 발견과 대량 생산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승리를 안겨줄 만큼 대단한 성과로 전세계 제약산업의 혁명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

페니실린이 발견된 이후 많은 제약회사들이 항생제 개발 경쟁에 나섰는데 미국 머크(Merck & Co.)는 아스퍼질러스 곰팡이균을 연구 하다가 우연히 콜레스테롤 대사과정에 효소 억제하는 기능을 발견, 고지혈증 약 심바스타틴(Simvastatin)을 개발해 1990년대 세계 최고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고혈압 약을 개발하다가 특정 부위의 혈압을 올리는 약물인 비아그라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화이자(Pfizer)는 고지혈증의 LDL만 낮추는 심바스타틴 대비, HDL까지 올리는 아토바스타틴 (atovasatatin)을 시장에 내놓게 돼 2000년대부터 세계 최대 제약회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로슈(Roche)는 유전자 재조합을 활용한 항체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던 제넨텍(Genetech)을 인수해 허셉틴(Herceptin), 아바스틴(Avastin), 리툭산(Rituxan) 등 항암 치료제 블럭버스터 약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돼 화이자, 머크, 노바티스 등과 나란히 세계적 다국적 제약회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항생제 및 백신 개발에서 심혈관 질환 약물로 경쟁으로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최근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현재 많은 다국적제약회사들이 많이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작년말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암 중에서도 치료가 잘 안되는 흑색종양으로 뇌와 간으로 전이까지 되었으나 머크사의 키투르다(Keytruda) 임상시험에 참여해 4개월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같은 면역항함치료제인 미국 BMS사의 여보이(Yerboy)도 함께 출시되면서 최근 면역관문 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 개발에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1990년대부터 2005년까지는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에서 장밋빛 미래를 보고 있을 때, 틈새를 본 회사가 있다. 바로 셀트리온이다. 미국 BMS사의 오렌시아(Orencia)를 납품하던 셀트리온은 J&J와 머크사가 판매하고 있던 레미케이드(Remicade)의 특허 만료를 미리 준비해 램시마 (Remsima)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유럽과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약품 승인을 받았다.

신약이 특허가 만료가 되면 제네릭이라는 카피 약물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으나, 항체치료제는 특허가 끝나도 약 크기가 매우 커서 1상과 3삼 임상 시험을 따로 해서 오리지날 약물과 시밀러(Similar)한지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가이드라인도 없을 때부터 준비를 해 지금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강자가 됐다.

한미약품은 퀀텀 프로젝트라는 바이오베타 파이프라인을 2015년 다국적 제약회사에 라이센싱 아웃하는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켰고, 특히 사노피와 세계 최고의 딜을 성사시키면서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라이센싱 아웃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신약사업을 통해 미래가 불투명한 조선·해양 및 화학 자동차 반도체 산업을 대체할 구원투수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전통적인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진행했던 사업 모델이 아닌 시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미쳐 생각하지 못한 니치(niche) 마켓을 잘 파악해 성공신화를 열었다.

최근 한미약품의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호재와, 다음날 기술 수출한 ‘올무티닙’의 권한이 반환됐다는 악재가 나오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지만, 신약 개발이라는 것은 이러한 과정 속에 값진 결과가 나오는 산업이라는 것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600조원, 반도체 시장은 400조원으로 합치면 1000조원으로 매우 큰 시장이지만 제약산업의 규모는 이 두 시장을 합친 것 보다 더 큰 1200조원 이다.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의 시가 총액은 한국에서 코스닥과 코스피를 움직일 정도의 규모이나 제약산업의 글로벌 순위에는 50위안에도 들지 못한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향후에는 대한민국 제약 회사가 앞으로 50위 안에 들어갈 여지가 많을 것이고, 이러한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의 성장이 지금 청년들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면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10년전 아리랑 TV에서 본 내용을 잊지 못한다.

6.25전쟁 이후 UN 보고서는 ‘한국이란 나라에 미래는 없다. 이 나라는 백년이 지나도 복구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정리했고 실제로도 당시는 ‘해외원조가 유일한 희망이었던 나라’였다. 하지만 현재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낸 나라, 그리고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전세계의 유일한 나라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의 어떤 산업도 가장 빠르게 따라잡은 바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환자의 증상에 다른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료행위가 중요했고, 현재는 그 의료행위가 검증된 임상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evidence based practice) 환자를 잘 보았는지 파악될 만큼 임상연구 논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바탕으로 환자의 개개인에 맞는 정밀의학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 시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부모에게 받은 타고난 체질을 바탕으로 개인의 식사, 운동, 수면 등의 생체 계측이 스마트 폰을 통해서 정리되는 라이프 로그(LifeLog)를 통해 환자에게 식사, 운동 수면 등을 직접 물어보지 않아도 객관적으로 받아 볼 수 있고, 환자의 유전자까지 고려해서 의료행위를 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서비스를 미리 잘 생각해서 다른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협업을 잘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한민국 헬스케어 산업은 충분히 글로벌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순 (현)신테카바이오 사장

(전)한국MSD 의학부 이사

인하의대 졸, The Univ of Sydney 석사, (현)서울의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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