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회계법인 감사 부실했어도 경영진 비리책임까지 질 필요 없어"

입력 2016-10-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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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더라도 경영진의 잘못으로 회사가 부실해진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제일저축은행 투자자 정모 씨가 신한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동천(76)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 등의 횡령과 부실대출 등으로 인해 정 씨의 손해가 확대됐다면, 그 부분의 손해는 회계법인과 무관하므로 책임제한액을 60%로 산정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2009년 제일저축은행에 대해 '적정의견'을 낸 신한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믿고 후순위 사채를 매입했다며 소송을 냈다. 정 씨는 "자기자본비율이나 부실대출비율 등은 후순위채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사항인데 회계법인이 이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신한회계법인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제일저축은행의 불법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 봤다. 또 회계법인의 배상책임 비율은 60%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제일저축은행의 또다른 투자자 정모 씨 등 2명이 같은 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회계법인의 배상책임을 50%까지 묻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일저축은행은 허위 재무제표를 통해 후순위채권을 발행했고, 2011년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6개월 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파산 수순을 걸었다. 유 전 회장은 고객 돈을 인출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고 고객 명의를 도용해 거액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3년 징역 8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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