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피하지 못한 ‘갤럭시노트7’… 냉·온탕 오고간 '54일'

입력 2016-10-1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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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54일 만에 단종됐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의 애니콜 15만 대 화형식 이후, 21년만에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삼성전자의 품질경영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생산 중단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단종을 공식화했다. 갤럭시노트7 교환과 환불은 이달 13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최초 구매처(개통처)에서 이뤄진다.

◇최고의 제품 격찬…배터리 발화가 발목=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며 ‘역대급 스마트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의 홍채인식 기능에 방수 기능이 강화된 S펜 등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 갤럭시노트7 언팩 행사장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은 애플에서 삼성전자로 트랜드의 무게중심이 움직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13일간 진행된 국내 사전 예약에만 40만 명이 몰렸다. 올 상반기 흥행한 갤럭시S7의 두배 수준이었다. 19일 국내 및 10개 국가에 공식 출시되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지만, 출시 일주일만에 배터리 충전 중 첫 발화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발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8월 31일 국내 이동통신사에 공급을 중단했고 지난달 2일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은 ‘고객 안전’을 강조하며 글로벌 리콜을 발표, 뼈아픈 리콜 비용을 감수하기로 했다. 당시 수 조원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잘못을 스스로 인정, 글로벌 기업다운 결단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에 고객들은 삼성전자를 믿고 환불보다는 교환을 하며 삼성전자의 행보에 답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교환을 선택했으며, 환불(개통 철회)을 원한 사용자의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성공적인 판매 재개에도…결국 생산·판매 중단= 배터리 제조사를 바꾸는 등 부침을 겪던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교환 및 환불을 시작으로 지난 1일 판매를 재개했다. 판매 첫 주말 4만5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적으로 재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대만 등 국외에서도 교환된 제품에서 발화 이슈가 발생했다. 특히 미국의 항공기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가 제기되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6일부터 갤럭시노트7 안전성 재조사에 돌입했다.

10일에는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미국의 이통사들이 갤럭시노트7 판매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생산 및 판매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미국 내 갤럭시노트7 사용자를 대상으로 갤럭시S7·엣지로 교환·환불 실시를 공고했다. 더불어 갤럭시노트7 제품을 교환하는 구매자에게 25달러 상당의 기프트 카드나, 원하는 판매 대리점의 스토어 크레딧 등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서도 19만984의 리콜을 실시했다.

발 빠른 후속 조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이날(11일) 공식적으로 단종을 선언하고 13일부터 교환및 환불을 실시키로 했다. 갤럭시노트7 고객들은 54일 동안 휴대폰을 3번씩 바꾸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을 믿고 사랑해주신 고객과 파트너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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