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사려면 런던으로 오세요~”…파운드화 약세에 명품가격 세계서 가장 싸져

입력 2016-10-12 08:57 수정 2016-10-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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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루이뷔통 가방 가격이 가장 싼 나라는 어디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영국의 명품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싸졌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가 실시된 6월 23일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10월 7일 시점까지 17% 하락하는 등 최근까지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파운드화가 약세이면 수입 와인에서부터 전자 기기, 일부 자동차 가격까지 수입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게 이치다. 실제로 이들 제품 가격은 오르고 있다. 하지만 명품 업체 대부분은 아직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세계 명품 시장에서 영국이 가장 저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루이뷔통의 ‘스피디30’ 모델은 런던에선 645파운드(약 802달러)이지만 프랑스 파리에선 760유로(약 850달러), 미국 뉴욕과 중국(약 7450위안)에선 970달러 선이다.

WSJ는 유럽의 다른 관광지에선 명품 매출이 침체된 가운데 영국의 이런 상황이 해외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여행자를 위한 면세 수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블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UBS가 분석한 결과, 영국에서는 외국인 면세품 구입 금액이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36%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20% 가까이 줄었고, 이탈리아에서도 11% 이상 감소했다. 프랑스의 경우, 거듭되는 테러 공격으로 관광 산업이 침체되면서 명품 시장에도 그 불똥이 튀고 있다.

세계 명품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중국인들은 환율에 특히 민감하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명품을 대량으로 사재기하기도 했는데, 이 제품들 대부분은 방대한 그레이 마켓으로 흘러들어가 아시아에서의 가격보다 싼 값에 다시 판매됐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재판매해도 이윤이 남을 만큼 환율 혜택은 크다고 WSJ는 지적했다.

런던 쇼핑몰인 웨스트필드의 미프 라이언 영국·유럽 담당 수석 마케팅 책임자(CMO)는 “런던에 있는 우리의 2개 대형 쇼핑몰에서는 이미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이 명품을 대량 구매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의 평균 구매 품목 수는 전년의 2배에 해당하는 10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명품 가격이 싸지면서 명품 쇼핑객도 늘고 있다. 영국 관광청에 따르면 미국에서 영국으로 10~12월 여행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인도에서의 예약은 11%, 중국에서는 24% 각각 증가했다.

런던 히스로공항의 조나단 코헨 디렉터는 공항에서 명품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보석과 시계 매출은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16.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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