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금리인하, 너만을 믿었건만

입력 2007-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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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불거져 주가가 조정을 받을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오는 18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시장은 다시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따라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구원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전망은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확실성으로 가고 있지만, 금리인하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지난주말 미국에서 발표했던 8월 고용지표들이 서브 프라임 우려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8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4000명이 감소해 2003년 8월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의 컨센서스는 10만명 증가를 예상했기에 그 충격은 더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출발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은 유럽에까지 미치고 있고 또한 중국은 과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더군다나 국내 증시는 13일 트리플위칭데이(선물, 옵션 동시만기일)까지 예정돼 있으니, 당분간 국내 증시는 햇볕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지난주말 발표한 미국 고용지표들의 영향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은 더 커졌지만, 거시적 경제펀더멘털과 미시적인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주가 조정의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준비돼 있다는 측면에서 가파른 주가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회복 기간도 그만큼 지연될 수 있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위원 역시 "지난 주말 미국의 8월 고용이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9월 중 금리인하 기대감이 보다 강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중 하나는 8월 중순 이후의 주가반등 과정에서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돼 왔기 때문이라는 거다.

민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미국의 금리인하에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경기여건이 불확실해지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한다 하더라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대응이 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이번 주는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대거 발표를 예정이며 선물옵션만기일도 있어 시장 대응은 보수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도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이미 시장에서 금리인하는 부차적인 것이 돼 버렸다"며 "이는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기 시작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따라서 최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확산 여부에서 펀더멘털 전반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모멘텀이 훼손될 것인지를 확인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은 일정기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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