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주부 안지영(34세, 가명)씨는 실손의료보험도 다른 보장성 보험과 같이 여러 개를 가입하면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A생보사와 B손보사에 각각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해 두 보험회사에 보험료를 매달 꼬박꼬박 납입했다.
그러나 5년 후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치료비 100만 원을 두 보험회사에 각각 청구했으나, 두 보험회사로부터 자기부담금(10만 원)을 공제하고 각각 45만원씩, 총 90만 원의 보험금을 받고서야 실손의료보험에 중복 가입한 것을 후회했다.
2개 이상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초과해 보장받을 수 없다. 따라서 중복가입 여부는 실손의료보험 가입 시 가장 먼저 확인할 사항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만약 가입자가 두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실제 부담한 의료비 범위 내에서 두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나눠 지급(비례분담)한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가입자가 여러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고 보험료만 이중으로 부담하게 된다”며 “이런 사실을 모르고 여러 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가 나중에야 보험료 손실을 후회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보장한도가 5000만 원(자기부담비율 20%)인 실손의료보험을 2곳에서 가입했는데 실제 부담한 입원의료비가 1500만 원인 경우 두 보험회사로부터 각각 600만 원씩 받게 된다.
다만 중복가입 시 보장한도가 확대되는 효과는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에 대해 입원의료비는 최대 5000만 원, 통원의료비는 최대 30만 원 범위 내에서 본인이 가입한 상품의 보장한도까지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중복 가입할 경우 보험금을 두 배로 받는 것은 아니나 보장한도는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으로 실제 부담한 통원의료비가 50만 원일 때 통원한도 30만 원인 실손의료보험을 하나만 가입한 경우 보장한도인 30만 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으나, 두 개를 가입하면 보장한도가 60만 원으로 늘어 40만 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고가의 MRI·CT(컴퓨터 단층촬영) 등을 자주 이용해 의료비 부담이 커서 실손의료보험의 보장한도를 늘리고자 하는 사람은 예외적으로 실손의료보험에 중복 가입할 수 있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실손의료보험은 중복 가입하더라도 보험금을 두 배로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복가입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