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비현실적인 공주 캐릭터 퇴출…새로운 공주상 10대 원칙 발표

입력 2016-10-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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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공주상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공주 이미지를 비현실적으로 묘사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외모가 아닌 인격에 초점을 맞춘 공주상을 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디즈니는 현대 사회에 적합한 여성상을 제시하기 위해 영국의 부모 5000명을 대상으로 ‘6~12세 딸들이 갖췄으면 하는 소양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결과를 10개로 추렸다.

가장 상위에 오른 공주의 덕목은 ‘다른 사람 보살피기’다. 그 다음 원칙으로는 ‘활기차게 살기’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가 꼽혔다. 이 외에 ‘스스로를 믿기’, ‘절대 포기하지 않기’ 등이 오늘날 공주에게 필요한 소양에 포함됐다.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연약하고 여성스러운 공주의 특성은 10개 항목 안에 없었다. 이에 앞으로는 외적으로 완벽한 공주가 왕자에게 구원받는 애니메이션은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디즈니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공주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지난 3월 유튜브에서 뷰티 채널을 운영하는 블로거 로이 레인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만들어달라고 캠페인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올해 초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팬들이 소셜 미디어에 ‘엘사에게 여자 친구를 주라(#GiveElsaAGirlfriend)’는 글을 올리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디즈니는 이 같은 움직임에 응답한 듯 천편일률적인 공주의 모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의 공주를 내놓았다. 2009년 ‘티아나’에서 최초 흑인 공주를 내세웠고, 지난 7월에는 라틴계 공주 ‘엘레나’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미국에 방영됐다. 이번에 새로운 공주의 정의를 제시한 것도 외모가 아닌 내면에 주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육아 전문가 주디 리스는 IT 전문매체 매셔블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단순히 공주 타이틀이나 왕관이 ‘진짜 공주’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신데렐라의 용기와 메리다의 영웅적 행위, 백설공주의 관용이 진정한 공주를 만들어낸다고 부모들은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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