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보유한 미주∼아시아 노선에 대한 매각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가운데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달 중 인수의향서(LOI) 접수와 함께 다음 달 초까지 진행되는 예비실사에 참여해 관련 매물 가치 산정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 자산이 매물로 나온 만큼 현대상선이 관련 자산 검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자산 가치 산정을 진행하지 않아 본입찰 참여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의지는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파는 자산은 미주∼아시아 노선의 인력과 물류 운영시스템, 해외 자회사 10곳과 컨테이너선 일부 등이다.
매각주간사는 오는 28일 LOI를 접수 받고,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다음 달 7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본계약은 11월 중순경 체결된다.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이미 인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진해운이 지난 8월 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한진해운 알짜 자산 인수’ 계획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산 인수 전, 현대상선의 부족한 유동성과 운항 노선 중복 등 고려할 사항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경우 화주와의 계약 관련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영업망이 알짜자산이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는 실사를 통해 들여다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머스크 등 2M 해운동맹 해운사들이 차지할 경우, 현대상선의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상선이 노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