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음반업계, 밥 딜런 깜짝 노벨문학상 수상에 당황...“특설코너 교체에 바쁘다 바빠”

입력 2016-10-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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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예상을 깨고 미국 포크송 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이 선정되면서 서적·음반 업계가 분주해졌다.

내로라 하는 문학가들을 제치고 포크송 가수가 선정되자 각 서점의 특설코너에는 유력 수상 후보자들의 작품이 치워지고 그 자리가 밥 딜런 관련 서적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 한편에선 CD 매장이나 코너에서 밥 딜런의 음반을 위한 특설코너도 마련되고 있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일본에선 올해도 그의 수상이 불발되자 안타까워하면서도 음악 및 문학 애호가들을 위해 밥 딜런 특설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 세타가야 구에 있는 CD 대여점 쓰타야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선정되자 대여용 CD 앨범 20가지를 진열하고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 밥 딜런 축하합니다’라는 팻말을 걸었다. 또한 재고가 없었던 딜런의 음악 해설서와 사진집도 서둘러 주문했다.

책과 음악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HMV & BOOKS TOKYO’는 매장에 재고가 있는 CD 30장과 서적들로 즉각 특설코너를 설치했다. 해당 매장의 점장은 “재고 상황에 따라서는 제품을 들여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악기점들도 바쁘다. 지요다 구에 있는 한 기타 전문점 매장 곳곳에 딜런의 사진을 내걸었다. 매장 직원은 “딜런은 일본 음악계에도 영향을 준 위대한 사람”이라며 “포크송의 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서점들은 낭패를 봤다. 올해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상할 것으로 확신하고 그의 작품 코너를 준비했으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지요다 구에 있는 한 서점의 부점장은 신문에 “뜻밖의 인물이 수상해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관심이 커질 것 같아 그와 관련된 상품을 서둘러 주문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와세다대학에서 미국 문학을 강의하는 호리우치 세이키 교수는 딜런의 수상에 “기존에 없던 영역에 발을 디딘 전형”이라며 “말의 힘으로 젊은이들의 세계관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어느 문학가의 추종도 허락하지 않는 영향력 있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문학은 활자 만이 아니다. 딜런의 가사는 그리스 시인 호머 같은 구전 문학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야마구치대학의 음악 사회학과 후쿠야 도시노부 교수는 “딜런의 가사는 사회를 바꾸자는 명확한 의사를 읽을 수 있고 듣는 사람도 각각의 의미를 발견했다. 이것이 딜런의 문학의 진면목”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대중 음악에서 시대 배경을 이해하려는 연구도 빛을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웨덴 아카데미(한림원)는 1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팝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가수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1901년 노벨문학상 시상 이래 처음이다. 한림원은“밥 딜런은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며 기존 노벨문학상 전례를 벗어나 가수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라고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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